
[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마침내 여름 극장가 ‘흥행’이라 부를 작품이 등장했다. 영화 ‘좀비딸’의 기세가 좋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좀비딸’은 지난 2일 47만8519명의 선택을 받으며 누적 관객수 145만2254명을 기록했다.
지난달 30일 개봉한 ‘좀비딸’은 올해 최고 오프닝 스코어 43만93명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한국 코미디 영화를 비롯해 최근 5년간 개봉한 비시리즈 한국영화 중 최고 기록이다.
이어 개봉 4일 만에 누적 관객수 100만을 돌파, 올해 최고 흥행작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보다 하루 빠른 기록을 세웠다. 동시에 2023년 여름 극장가 최고 흥행작 ‘밀수’, 2024년 여름 극장가 최고 흥행작 ‘파일럿’과 동일한 기록을 남겼다.

이윤창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좀비딸’은 이 세상 마지막 남은 좀비가 된 딸 수아(최유리 분)를 지키기 위해 극비 훈련에 돌입한 딸바보 아빠 정환(조정석 분)의 코믹 드라마다. 배우 조정석, 이정은, 조여정, 윤경호, 최유리 등의 캐스팅 당시부터 원작과 싱크로율 100%라는 호평을 받았다.
특히 그동안 코미디 연기로 큰 사랑을 받은 조정석은 원작 속 유머러스한 정환을 그대로 스크린에 펼쳐냈다. 대본을 받자마자 “어? 이거 난데!”라는 생각으로 작품에 임했다는 조정석의 자신감이 제대로 통한 지점이다. 여기에 딸 최유리와 웃음과 눈물 가득한 부녀 서사를 섬세하게 그렸다.
원작 속 세계관 최강자로 불리는 할머니 밤순 역의 이정은은 명장면 효자손 액션을 스크린에 완벽히 구현했고, 춤과 노래를 즐기는 ‘힙’한 할머니의 면모까지 놓치지 않았다. ‘토르’ 분장으로 모두를 충격에 빠뜨린 동배 역의 윤경호와 ‘맑눈광(맑은 눈의 광인)’ 연화 역의 조여정이 보여주는 소꿉친구 ‘케미’도 재미 포인트다.

전개 역시 원작을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코미디, 가족애, 해피엔딩 등의 대중성 요소들을 적절히 녹여냈다. 2일 기준 CGV 공식 홈페이지에서 ‘좀비딸’ 연령별 예매 분포도를 살펴보면, 40대가 33%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50대 13%, 10대 6%까지 더해져 2030 세대를 비롯한 가족 단위 관객에게 호응을 얻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더불어 ‘좀비딸’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영화진흥위원회가 함께 배포한 영화관람료 6000원 할인권이 배포된 시기에 개봉했다. 극장가 성수기 여름과 맞물려 관객을 끌어모으기에 최적의 타이밍이다.
무엇보다 배급사인 NEW의 올해 기세가 좋다. 앞서 설날 영화로 선보인 ‘검은 수녀들’이 손익분기점을 돌파한 데 이어 ‘유아인 리스크’를 견딘 ‘하이파이브’가 홍콩, 태국 등에서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중 최고 성적을 기록한 바 있다. 이어 출격한 ‘좀비딸’도 좋은 기운을 이어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여름 극장가 첫 주자로 나선 ‘전지적 독자 시점’은 5일 만에 기 개봉작이자 외화인 ‘F1 더 무비’에게 1위를 내주며 아쉬운 성과를 기록한 바 있다. 두 번째 주자로 출격한 ‘좀비딸’은 현재 올해 개봉작 중 가장 빠른 흥행 성과를 이뤄내고 있다. 이를 토대로 한국 영화가 회복의 물꼬를 트게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sjay09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