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최근 종영한 ENA드라마 ‘살롱 드 홈즈’는 복합 장르물이다. 코미디로 시작해 스릴러, 추리물 등 다양한 매력을 보여준 이 작품에서 이재균의 역할은 단연 돋보였다. 살인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떠오르지만, 누명을 벗고 진범을 잡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기 때문이다.
이재균은 지난달 서울 중구 스포츠서울 사옥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캐릭터를 돋보이게 하는 데 있어 추리물로 설정하고 연기했다. 사실 추리물은 연출이 중요하다. 시청자들이 헷갈리는 지점을 감독님과 함께 만들어갔다”며 “착하고 바보같이 나올 때와 심각하게 나올 때를 명확하게 구분 짓다 보니 시시청자들이 다양한 재미를 느끼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살롱 드 홈즈’는 광선주공아파트를 배경으로 추리력 만렙, 전직 에이스 형사와 보험왕, 그리고 알바의 여왕까지 우리 단지 해결사로 뭉친 여성 4인방이 아파트 빌런을 응징하는 코믹 워맨스 활극이다. 이 작품에서 이재균은 4인방과 함께 아파트를 둘러싼 비밀과 범죄를 파헤치는 경비 광규 역을 맡았다.

진범이 밝혀지는 장면은 이렇다. 광규는 한때 자신의 은사였던 경비 김현덕(김정호 분)이 수십 년간 연쇄살인을 저지른 진범인 ‘리본맨’임을 알아챈다. 뒤를 밟아 결정적인 증거를 아파트 지하실에서 찾아낸다. 격투 끝에 목이 졸려 실신까지 한다.
이재균은 “실제 지하실에서 촬영했다. 습하기도 하고, 기계 돌아가는 소리에 다소 어수선했지만, 그걸 정리한 건 정호 선배였다”며 “선한 얼굴로 있다가 돌아섰을 때 짓는 악마 같은 모습이 너무 섬뜩했다. 얼굴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연기가 나왔다”고 회상했다.
코믹한 모습도 시청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드라마 초반, 미리(이시영 분)가 광규를 변태로 오인하면서 추격하는 장면이 그랬다. 노상 방뇨를 하다 지퍼를 못 올린 상황이었는데, 오해를 사고 만 것이었다.
“그때가 이시영 선배를 만난 지 얼마 안 됐을 때예요. 많이 내려놓고 했죠(웃음). 정말 코미디를 잘 살린다고 생각했어요. 기본적으로 이야기가 깊지만, 코미디가 덧입혀지면서 색다른 재미가 있었던 거 같아요.”

이재균은 무대에서 오랜 기간 단련된 배우다. 뮤지컬 ‘그리스’(2011)로 데뷔한 뒤 ‘닥터 지바고’(2012) 연극 ‘히스토리 보이즈’(2013)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려왔다. 이재균은 “23살에 처음 주인공을 맡았다. 그때는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서툴렀다”며 “전미도, 강필석 선배 연기를 보면서 당시 엄청난 배움을 얻었다”고 말했다.
KBS 드라마 스페셜 ‘액자가 된 소녀’(2014)로 TV에 첫 얼굴을 비췄다. 그는 “처음 카메라 앞에 섰을 때는 생소하고 낯설었다”면서도 “이래서 드라마도 하는 구나하는 재미를 느꼈다. 충분히 그 안에서도 무대에서 집중할 수 있다는 걸 깨달으면서 드라마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배우로서의 꿈을 물었다. “이재균이 나오면 다 재밌다”는 말을 듣고 싶다고 했다. 그는 “어떤 장르를 해도 지겹지 않고, 작품이 기다려지는 배우가 되고 싶다”며 “저도 재밌어야 보는 사람도 재밌지 않겠나. 좋은 작품으로 인사드리고 싶다”고 웃어 보였다.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