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천=김용일 기자] “아직 내 아들이 아니다. 나라의 아들이다. 허허.”

FC서울 김기동 감독은 김천 상무 원정에서 뜻밖에 아들 김준호가 대기 명단에 포함된 것을 보고 이렇게 농담하며 웃었다.

김 감독은 17일 오후 9시 김천종합운동장에서 킥오프하는 ‘하나은행 K리그1 2025’ 26라운드 김천과 원정 경기를 앞두고 김준호가 명단에 포함된 것을 언급하자 “(최근) 한 달 전에 준호가 경기에 못 나가 심적으로 힘들어 하더라. 장문의 글을 (휴대폰으로) 보낸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준호에게 현 시점이 나중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고독하고 외롭고 나만 처지는 것 같은 느낌일 텐데 그 시간이 네 편이 된다고 생각하라고 했다”며 “나중에 선참, 지도자가 되면 그런 게 자신감이 된다”고 했다.

포항 소속으로 뛰다가 지난해 김천으로 입대한 김준호는 리그 3경기 출전에 그쳤다. 이번시즌엔 리그에서 1경기도 뛰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아버지가 수장인 서울전 엔트리에 포함돼 첫 출전을 노린다.

김천 정정용 감독의 노림수는 아니다. 정 감독은 “부상자가 있다. 선임이 다 (오늘 경기에) 들어가게 됐다. (전역까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준호를 넣는 것을 두고 무슨 잔재주부리는 게 아니다”고 웃으며 스스로 동기부여를 품고 임하기를 바랐다.

김 감독은 “왜 하필 우리와 하는데”라며 웃더니 “가장인 내가 일단 잘 돼야 한다. 그래야 가정을 건사하지 않겠느냐”고 농담하며 아들과 대결해도 팀 승리를 위해 온 힘을 쏟을 것을 다짐했다.

김 감독은 조영욱과 린가드를 최전방에 배치한 가운데 2선에 루카스, 황도윤, 이승모, 안데르손을 뒀다. 포백은 김진수, 야잔, 정태욱, 박수일이다. 골문은 강현무가 지킨다.

정 감독은 박상혁과 이동경을 공격진에 뒀고 김승섭, 이승원, 맹성웅, 원기종을 2선에 배치했다. 포백인 최예훈, 이정택, 김강산, 오인표다. 골키퍼 장갑은 이주현이 낀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