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LG가 올시즌 ‘신바람 야구’를 펼치며 굳건히 리그 1위를 지키고 있다. 8월 한 달 동안 18승1무6패, 승률 0.750을 기록했다. 압도적인 성적이다. 최근 정규시즌 우승 매직 넘버 ‘초읽기’에 돌입했지만, 염경엽(57) 감독은 “야구는 모른다”며 방심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유지한다.

LG는 4일 현재 77승3무46패 승률 0.626으로 리그 단독 선두다. 2위 한화와 격차는 5.5경기. 겉으로만 보면 안정적인 ‘우승 가도’이지만, 사령탑의 머릿속은 다르다. 염 감독은 “우리도 언젠가 뒤집힐 수 있다. 지난 한 달 만에 2위에서 1위가 된 것도 있지 않나. 우리가 당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염 감독은 “우리가 지난 한 달간 5할 승률에서 11승을 더하며 격차를 벌렸지만, 반대로 당할 수도 있다. 모든 팀이 순위 싸움에 몰려 있다. 우리에게 유리하면서도 불리할 수 있다. 끝까지 가봐야 한다. 야구 몰라요”라고 말했다.

LG가 올시즌 강력한 전력을 자랑한 이유는 조직 전체가 흔들리지 않고 버틴 덕분이다. 염 감독은 “우승하는 팀을 보면, 반드시 네 가지 조건이 채워진다. 프런트, 감독, 코치진, 선수들이 각자 위치에서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해내면서 한 방향을 바라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려운 상황에서 서로를 자극하거나 흔드는 대신, 도와주며 조화를 이룰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팀 성적을 좌우한다. 전반기 한 달 반 동안 어려운 시기가 있었다. 그래서 하나로 뭉치려고 더 노력했다. 내부 갈등 없이 힘을 합친 덕분에, 성적 역시 좋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수들의 성장 역시 또 다른 원동력이 됐다. 염 감독은 “선수들이 각자 역할을 얼마나 해내느냐, 위기가 닥쳤을 때 1군에 있는 선수로 문제를 풀 수 있느냐가 시즌 성패를 가른다. 외국인 선수에 변수가 생겨도 내부에서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시즌 LG는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에서 앤더스 톨허스트로 외인 교체하는 과정에서도, 이지강, 최채흥 등 대체 선발 기용으로 흔들림을 최소화하며 전력을 유지했다.

선수단에 대한 믿음도 분명히 했다. 염 감독은 “우리는 2023년 우승 경험이 있다. 그때는 모든 말이 부담으로 다가왔지만, 지금은 아니다. 분위기는 감독이 만들 수 있지만 경기는 선수가 한다. 선수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길 바란다. 정규시즌 1위 확정까지 흔들림 없는 집중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했다.

끝까지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염경엽 감독의 ‘긴장감’은 오히려 선수단에 ‘집중’을 불어넣는다. LG가 이 기세를 끝까지 이어가며 한국시리즈 무대까지 올라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duswns06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