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다니엘 레비는 억만장자 조 루이스의 자녀에 의해 쓰러졌다.’

영국 매체 ‘더 텔레그래프’는 5일(한국시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의 다니엘 레비(63) 회장이 전격적으로 사임을 발표한 것을 두고 조 루이스 전 구단주의 자녀를 언급했다.

이 매체는 ‘토트넘엔 새 파워 기반이 생겼다. EPL에서 가장 강인한 경영자 중 한 명인 레비가 떠나야 했다’며 ‘수년간 토트넘의 큰 손이던 억만장자 조 루이스의 자녀 찰리, 비비안이 현재 사무실을 장악하고 있다. 레비 이후 시대로 전환을 기획한 것도 이들’이라고 보도했다.

손흥민(LAFC)이 지난시즌까지 10년간 몸담으며 국내 팬에게 친숙한 구단이 된 토트넘은 이날 레비 회장의 사임을 발표했다. 취임 25년 만이다. 손흥민이 미국 무대로 떠난 지 한달 만에 벌어진 일이어서 국내 팬의 시선을 끈다. 레비 회장은 “모든 경영진, 직원과 이뤄온 업적이 자랑스럽다. 우리는 세계적인 강호로 성장시켰다. 훌륭한 사람과 함께 일하는 행운을 누렸다”며 “나를 응원해 준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토트넘을 열정적으로 응원하겠다”고 작별 인사를 남겼다.

레비 회장이 새 시즌 초반 토트넘을 급작스럽게 떠나게 된 배경에 의문 부호를 남는다. 현지에서는 토트넘의 모기업 ENIC 그룹을 소유한 루이스 가문을 언급한다. 레비 회장이 스스로 물러난 게 아니고 ‘해임’이라는 것이다. 영국 BBC도 ‘루이스 전 구단주의 자녀가 레비 회장이 물러나는 데 간접적인 역할을 했다’고 했다. 특히 딸인 비비안이 구단 운영이 큰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ENIC 그룹의 피터 채링턴 이사에게 임시 회장직을 맡겼는데 지속해서 경영진 쇄신을 추진한다는 얘기다.

레비 회장은 재임 기간 토트넘이 EPL 상위 구단으로 도약하는 데 이바지했다. 특히 공격적인 스타 마케팅과 최첨단 시설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홈구장 건설 등을 추진했다. 다만 재임 끝자락엔 지나치게 선수단을 상업적으로 이용하거나 소극적으로 리모델링해 쇠퇴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비판도 따랐다. 지난시즌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를 제패, 2008년 리그컵 우승 이후 메이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지만 EPL에서는 17위에 그쳐 망신을 당했다. 레비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왔다.

결국 장기간 토트넘의 ‘총알’ 구실을 한 루이스 가문이 칼을 빼들었다. ‘디 애슬레틱’은 ‘토트넘 구단이 레비 회장의 사임으로 발표했지만 실제 루이스 가문이 내린 결정이다. 레비 회장은 지난 목요일 해고 통보를 받았다’고 적었다. 손흥민과 이별한 토트넘이 선수단에 이어 경영진도 개혁 과도기에 놓였다. 이들읜 운명은 어떻게 펼쳐지 것인가.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