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K팝에 새 역사가 쓰였다. BTS가 이루지 못한 꿈을 블랙핑크 로제가 이뤘다. 미국 4대 대중음악 시상식으로 통하는 2025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이하 MTV VMA)에서 ‘올해의 노래’를 거머쥐었다.
로제는 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 UBS 아레나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미국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협업한 곡이자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100’ 3위를 찍은 ‘아파트(APT.)’로 ‘올해의 노래’를 차지했다.
K팝 가수가 해당 부문의 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1년 그룹 BTS가 ‘다이너마이트’로 해당 부분 후보에 올랐으나, 아쉽게 수상은 불발됐다.

금빛 드레스를 입고 환한 얼굴로 무대에 오른 로제는 “믿을 수 없다. 가장 먼저 저를 믿고 이 세상을 함께 만들어준 브루노 마스에게 감사하다. 당신과 함께한 우정, 모든 것이 좋았다. 그동안의 노력을 보상받는 순간이다. 기쁘게 이 상을 받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상을 꿈꿨던 16세의 저 자신에게 바친다. 제가 아티스트로 성장하는 것을 지켜봐 주고 제 꿈을 담아낸 분들께 고맙다. 테디 오빠, 블랙핑크 멤버들 저 상 탔다. 늘 고맙고 사랑한다”고 밝혔다.
MTV VMA는 그래미 어워즈, 빌보드 뮤직 어워즈, 아메리카 뮤직 어워즈와 함께 미국 4대 음악 시상식으로 꼽히는 권위 있는 행사다.
로제는 ‘아파트’로 주요 부문인 ‘올해의 비디오’ ‘올해의 노래’를 비롯해 ‘최우수 컬래버레이션’ ‘최우수 팝’ ‘최우수 디렉션’ ‘최우수 아트 디렉션’ ‘최우수 비주얼 이펙트’ 등 7개 부문에, 솔로 정규 1집 ‘로지’ 타이틀곡 ‘톡식 틸 디 엔드’로 ‘최우수 K팝’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다.
무려 8개 부문 후보로 지명됐을 뿐 아니라 대상 격인 ‘올해의 비디오’와 ‘올해의 노래’ 부문 후보가 된 것은 K팝 사상 최초의 일이다. 관심이 크게 쏠린 가운데 기념비적인 결과를 받았다. 아울러 블랙핑크가 ‘베스트 그룹상’을 수상하며, 로제는 이날 2관왕을 차지했다.
대학가를 비롯해 각종 술자리 게임으로 알려진 ‘아파트 게임’에서 착안한 ‘아파트’는 빌보드 차트 외에도 영국 오피셜 차트를 비롯해 각종 글로벌 차트에서 K팝 가수로서 신기록을 썼다. 한국인에게는 추억을, 글로벌 팬들에겐 신선함을 남기며 전 세계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임진모 음악평론가는 로제의 MTV VMA 수상에 대해 “2024년 가장 좋은 곡이라는 세계적인 인정”이라며 “로제의 수상은 K팝이 전 세계에서 확실하게 자리 잡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재미와 쉬운 리듬, 한 번 들으면 잊을 수 없게 흥얼거리게 만드는 자극이 이 곡의 가치다. 한국 가요계에 새 역사가 쓰인 날”이라고 강조했다.
로제의 블랙핑크 동료인 리사는 이날 시상식에서 미국 래퍼 도자 캣(Doja Cat)과 영국 싱어송라이터 레이(RAYE)가 피처링한 ‘본 어게인(Born Again)’으로 ‘베스트 K팝’을 받았다. 하이브와 게펜 레코드의 글로벌 걸그룹 캣츠아이는 ‘터치(Touch)’로 ‘MTV 푸시 퍼포먼스 오브 더 이어’를 차지했다.
또한 이날 글로벌 히트작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 가상 걸그룹 ‘헌트릭스’의 실제 가창자들인 이재(EJAE)·오드리 누나(AUDREY NUNA)·레이 아미(REI AMI)가 시상자로 나서 주목받기도 했다.

한편, MTV VMA의 영광은 미국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에게 돌아갔다. 아리아나 그란데는 ‘브라이터 데이스 어헤드(Brighter days ahead)’ 뮤직비디오로 대상 격인 ‘올해의 비디오’를 받았다. 같은 곡으로 ‘베스트 팝’도 차지하는 등 총 3관왕을 달성했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