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프 루비콘 랭글러 시승기

[스포츠서울 글·사진 | 정선=원성윤 기자] “멍청한 미국인이 되고 싶지 않아(Don‘t wanna be an American Idiot).” -Greenday ‘American Idiot’(2004)-

그린데이가 시선은 끈 건 ‘아메리칸 이디어트’를 발표하면서였다. 침체를 겪던 밴드가 반등에 성공한 건 당시 이라크 전쟁을 신랄하게 비판한 가사 덕분이었다. 발매 후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전세계 1500만 장의 판매량을 올렸다. 이건 그들의 정체성이 됐다.

지프가 단숨에 인기를 끈 건 2차 세계대전을 치르면서였다. 윌리스 MB 등 당시 군용차를 본떠 만들었다. 계단도 타고 올라갈 수 있는 성능까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건 당연했다. 미군정 시절을 겪은 한국 역시 ‘짚차’라고 이름을 불렀다. SUV라는 단어가 정립되기 전, 무쏘 등이 ‘짚차’라고 불린 건 이런 이유에서였다.

타보면 왜 지프가 사랑받는지 안다. 여타 SUV랑 주행 질감이 다르다. 지프의 대표적인 모델 랭글러를 시승했다. 서울에서 강원도 정선까지 약360㎞ 이상 되는 거리를 달렸다. 도심에서는 편안한 승차감을, 원주-평창-정선으로 이어지는 강원도의 거친 오르막에선 힘차게 치고 올라갔다. 2륜과 4륜 등 자유자재를 바꿀 수 있는 시스템 덕분이기도 하다.

내부를 보자. 운전석 옆 기어 봉이 두 개다. 왼쪽은 구동방식을 바꾸는 것이고, 오른쪽은 우리가 아는 기어봉이다. 2륜과 4륜은 물론 험지를 뚫고가는 4L(저속 4륜 구동)로 바꾸면 꿈틀대며 앞으로 나아간다. 지프 랭글러가 매력적인 건 도심에서 오프로드까지 다 갈 수 있는 매력 덕분일 것이다.

무엇보다 압도적인 건 존재감이다. 지프 랭글러가 도로에 들어서는 순간, 시선을 한몸에 받게 된다. 천편일률적인 비슷한 디자인의 SUV와 궤를 달리한다. 아이코닉한 감성을 추구한다는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데도 그만인 차다.

폭 255㎜ 타이어가 주는 승차감의 매력이 크다. 파워트레인은 2.0리터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으로 최고출력 272마력, 최대토크 40.8kgf·m를 발휘한다. 셀렉-터레인 지형 설정 시스템을 통해 눈길이나 진흙, 모래 등 다양한 환경을 달릴 수 있다. 전자식 전복 방지 시스템 및 트레일러 스웨이 댐핑 등이 적용돼 견인 성능도 뛰어나다. 시골살이를 하는 이들에겐 한번 탐낼 만한 차다.

과거에 연연하지 않는 점도 훌륭하다. 내부 12.3인치 터치스크린을 탑재한 건 더 이상 레트로 감성에만 매달리지 않겠다는 뜻이다. 계기판은 지프 고유의 감성을 유지하면서도, 안드로이드 오토 등 스마트폰을 연동해 내비게이션과 음악도 편안하게 들을 수 있다. 오프로드 주행을 위해 도어를 탈거할 수 있다. 루프를 떼고 주행해도 소지품을 보관할 수 있도록 잠금식 센터 콘솔이 마련됐다. 이외 탈부착식 카펫과 단일 방향 바닥 배수 밸브 덕분에 진흙에서 온종일 주행한 후에도 실내를 손쉽게 청소할 수 있다.

국내에는 엔트리 모델인 스포츠 S, 오프로드 특화 모델인 루비콘, 온로드 특화 모델인 사하라 등 3가지 트림으로 판매된다. 가격은 스포츠S가 6970만원, 사하라 4도어가 하드탑 7890만원, 사하라 4도어 파워탑 8240만원, 루비콘 2도어 하드탑 7640만원, 루비콘 4도어 하드탑 8040만원, 루비콘 4도어 파워탑 8390만원 등이다.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