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위기, 가정 지키기 위해 유모로 변장

작품 통해 아내·자녀가 원하는 사랑법 깨달아

가족의 진정한 의미 “마음으로 하나로 묶여”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배우 정상훈가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에서 파격 퍼포먼스로 무대를 장악하고 있다. 장면마다 관전 포인트가 있지만, 그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중심은 ‘가족’이다.

정상훈는 21일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진행된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 프레스콜에서 철부지 아빠지만, 내면에 애틋한 사랑을 통해 점점 변화하는 역할에 대해 소개했다.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로빈 윌리엄스 주연의 영화로 먼저 알려진 작품을 바탕으로, 2022년 전 세계 최초 라이선스 초연으로 한국에서 처음 공연됐다. 3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라 ‘사랑이 있는 한, 가족은 영원하다’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작품은 부모의 이혼으로 흔들리는 한 가족 앞에 ‘다웃파이어’라는 특별한 존재가 등장하며 기적 같은 변화를 이끌어내는 이야기다.

정상훈는 극 중 아이들에게 백점짜리 아빠지만, 아내에게는 무신경한 남편으로 등장한다. 이혼 후 아이들을 만나기 위해 유모 ‘다웃파이어’로 변장, 아슬아슬한 이중생활을 하는 철부지 아빠 ‘다니엘/미세스 다웃파이어’를 연기한다.

아빠 ‘다니엘’은 자녀들의 눈높이에 맞춰 지극한 사랑을 표현한다. 하지만 나이에 비해 진지함이 부족해 아내 ‘미란다(박혜나·린아 분)’에게는 2% 부족한 남편이다. 결국 아이들과 떨어져 지낼 위기에 처한 ‘다니엘’은 유모 ‘미세스 다웃파이어’로 나선다.

인생 자체가 장난스러워 매사가 가볍게 보이지만, 아빠로서 아이들을 향한 순수한 사랑은 누구보다 애틋하다. 여장부터 우스꽝스러운 춤사위까지 펼치면서 가족 관계를 이어간다.

정상훈는 “‘다니엘’은 ‘다웃파이어’라는 가상 인물을 통해 자기가 되고 싶어 한 사람을 만든다. 나도 ‘다웃파이어’를 통해 배우기 시작했다”고 운을 띄웠다.

평범한 가정에서 벌어진 비극을 희극으로 승화한다. 세 명의 자녀를 둔 정상훈는 “가정을 이룬 사람들은 비슷한 경험이 있을 듯하다. 아이들은 좋아할 수도,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데, 내가 사랑하는 방식에 대한 의문을 아이들에게 자꾸 던진다”라며 “‘다웃파이어’는 아이들과 같이 지내면서 점점 교육방식을 바꿔 간다. 변화되는 것들이 아들을 위한 배려와 교육, 사랑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매회 공연을 통해 정상훈의 삶에도 변화의 바람이 일었다. 정상훈는 “‘다니엘’은 ‘다웃파이어’를 통해 점점 성장해가면서 여러가지 사랑의 방식을 깨닫는다. 아이들과 와이프를 대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이다”라고 말했다.

쇼 뮤지컬 형식이지만,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가족 뮤지컬로도 통한다. 갈등을 겪는 가정이지만, 진실한 사랑이 존재해 마침내 화해한다.

정상훈는 “마지막 장면에서 그 사랑을 받아주는 ‘미란다’의 모습으로 극이 마무리된다. 이상적인 것도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가정도 많다”라며 “우리 뮤지컬의 핵심은 ‘마음으로 하나로 묶여있는 거, 흩어져있어도. 엄마가 아니더라도 삼촌, 할아버지, 양부모라도. 마음 하나로 사랑한다’라고 노래한다. 이 대사를 하면서 많은 분이 공감하고 눈물을 흘린다. 우리도 대사를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이유다. 좋은 뮤지컬 덕분에 나도 함께 성장해가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철없는 아빠의 긴장 넘치는 이중생활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12월7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된다. gioi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