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입법조사처, 지난달 31일 ‘2026년 예산안의 주요 쟁점과 과제’ 간담회 개최
이상민 수석연구위원,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운용 기조를 긍정적으로 평가”.“지속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해 재정의 기본원칙을 철저히 준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

[스포츠서울 | 이상배 전문기자] 지난달 31일 국회입법조사처는 ‘2026년 예산안의 주요 쟁점과 과제’를 주제로 간담회를 개최하였다. 이번 간담회는 국회의 본격적인 예산심의를 앞두고 정부가 제출한 ‘2026년도 예산안’의 주요 특징을 살펴보기 위해 마련되었다.
발제를 맡은 나라살림 연구소의 이상민 수석연구위원은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6년도 예산안’을 분석해 다음과 같은 주요 특징을 제시했다.
먼저 내년도 예산안은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운용 기조를 보여준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내년도 총지출 규모는 전년도 본예산 대비 8.1% 증가(+54.7조원)한 728.0조원, 총수입 규모는 전년도 본예산 대비 3.5% 증가(+22.6조원)한 674.2조원이다. GDP 대비 관리 재정수지 비율과 국가채무 비율은 각각 △4.0%, 51.6%로 예상된다.
이 위원은 경제성장의 둔화에 대한 우려가 상존하는 가운데 정부가 재정적으로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정부의 예산은 16대 분야로 구분할 수 있다. 예비비를 제외하고 이 중에서 가장 높은 예산 증가율을 나타낸 분야는 과학기술과 통신이다. 이는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신기술에 대한 투자 확대 때문이다.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전 세계 기술 패러다임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에 인공지능에 대한 투자 증대는 우리나라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다만, 이 위원은 한정된 재원을 특정 분야에 집중 투자하는 것인 만큼 잠재적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방안도 같이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16대 분야 중 예산의 순증가 규모가 가장 큰 분야는 사회복지이다. 이 분야에서 약 20조원의 예산 증가가 예상되는데, 이는 주로 공적연금과 공적부조 지급액, 인구구조 변화 대응 예산의 증가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국민연금 급여 지급과 기초생활보장 프로그램에 대한 예산 편성 규모가 크게 늘었다. 그리고 저출산 대응 및 인구정책 관련 예산도 증액 편성되었다.
정부의 임대주택 프로그램의 강화도 사회복지 예산 증가의 주된 요인이다. 임대주택 프로그램 예산이 전년도에 비해 7조원 이상 증액 편성되었다. 이는 정부의 주택정책 방향이 주택구입·전세자금·분양주택 지원에서 임대주택 지원으로 전환되었음을 의미한다.
정부의 주택정책이 임대주택 지원으로 바뀌면서 융자금 예산 편성이 크게 감소했다. 주택구입이나 전세자금 등의 지원 정책은 그동안 주로 융자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내년도 예산 편성과정에서 이와 관련된 예산이 크게 삭감되었다. 하지만 융자금의 감소는 융자방식의 주택정책을 이차보전 방식으로 전환해 자금 운용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정책적 의도가 반영된 결과이기도 하다.
이 위원은 이러한 이유로 융자금 감소의 의미를 해석할 때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출자금·무형자산·지분취득비 등 자본적 지출과 관련된 예산이 크게 증액 편성되었다.
자본적 지출은 자산, 지분 등을 취득하는 용도이며, 경상적 지출에 비해서 재정건전성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크지 않다. 내년도 총지출 증가율이 상당히 높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러한 확대 재정이 재정건전성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생각보다 적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정부가 작년에 국회에 제출한 2025년도 예산안의 경우, 총지출 증가율이 3.2%로 비교적 낮았는데, 이는 자본적 지출의 증가를 자제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총지출 증가율 감소가 유발한 재정건전성 제고 효과는 기대한 것보다 크지 않았다.
이 위원은 이처럼 2025년도와 2026년도 예산안을 비교하면서 올해에 일어난 것과 반대되는 현상이 내년도에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끝으로 이 위원은 재정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적극 재정을 위해서는 재정 여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는데, 이 과정에서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와 같은 재정의 기본원칙이 지켜지지 않으면 재정의 지속가능성이 약화될 수밖에 없음을 강조했다. sangbae0302@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