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현역 최고령 배우였던 고(故) 이순재가 향년 91세로 세상을 떠났다. 대통령부터 후배 배우들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25일 유족에 따르면 이순재는 이날 새벽 별세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실에 마련됐고, 상주는 아들 이종혁 씨가 맡았다. 국민배우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해 연예계 후배들과 방송·문화계 인사들의 조문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아프리카·중동 순방 중에도 고인을 향한 애도를 전했다. SNS에 ‘대한민국 문화예술계의 큰 별, 이순재 선생님의 명복을 기원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대통령은 “한평생 연기에 전념하며 대한민국 문화예술의 품격을 높여오신 선생님은 연극과 영화, 방송을 넘나들며 우리에게 웃음과 감동, 위로와 용기를 선사해 주셨다. 선생님의 연기에 대한 철학과 배우로서의 자세, 그리고 진정한 어른으로서의 인품은 수많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었고, 나아가 우리 모두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며 고인의 삶을 돌아봤다.
이어 “선생님께서 남기신 작품과 메시지는 대한민국의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전해질 것”이라며 “모든 세대를 아우르며 사랑받은 예술인이자 국민배우였던 선생님을 오래도록 기억하겠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선생님의 표정과 목소리가 여전히 생생하다. 선생님, 부디 평안히 쉬십시오”라며 작별 인사를 남겼다.

연예계 후배들의 추모도 잇따르고 있다. 배우 정보석은 SNS를 통해 “선생님, 그동안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연기도, 삶도, 그리고 배우로서의 자세도 많이 배우고 느꼈습니다”라며 “선생님의 한걸음 한걸음은 우리 방송 연기에 있어서 시작이고 역사였습니다”라고 적었다. 선배가 걸어간 무게를 ‘방송 연기의 역사’로 설명한 것.
배우 한지일은 후배들 회식 자리에서까지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이순재의 모습을 언급하며, 후배들을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여는 대선배의 품을 회상했다.
배정남도 “이순재 선생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너무나도 존경하는 선생님과 드라마를 함께할 수 있어서 제 인생 최고의 영광이었습니다. 편히 쉬세요 선생님”이라고 적으며 존경과 그리움을 전했다.

고인과 예능 ‘꽃보다 할배’ 등으로 인연을 맺었던 나영석 PD 역시 깊은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나 PD는 생전 이순재가 후배들에게 자주 들려줬던 “끝까지 무대 위에 있고 싶다”던 의지를 전한 뒤 “꾸준하게, 성실하게 일하는 가치를 알려주셔 후배들의 귀감이 됐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제는 몸 편히 하늘나라에서 쉬실 수 있길 기도한다”고 애도했다.
김혜수는 지난해 KBS 연기대상 당시 고인이 대상을 수상하며 남긴 “평생 동안 신세 많이 지고 도움 많이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소감 영상을 다시 공유하며, 평생 현역으로 무대를 지킨 선배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 떠올렸다.
이민정 역시 “언제나 기억하겠습니다. 평생 멋진 연기, 지치지 않는 열정 보여주셔서 늘 감동이었습니다”라는 글을 남겨 선배 배우에 대한 존경을 표현했다.
데뷔작을 함께한 서예지도 “가장 존경하고 사랑하는 선생님. 사랑합니다. 감사했습니다.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라며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려 그리움을 나눴다.
가수 태연은 소녀시대 멤버 유리, 이순재와 함께한 사진을 올리며 조용히 애도의 뜻을 전했다. 김영철, 테이, 박은혜, 권민아 등 수많은 동료·후배들도 각자의 방식으로 애도 메시지를 전하며 ‘평생 현역이었던 선생님 이순재’를 떠올렸다.
현역으로서 마지막까지 무대를 지키고자 했던 한 배우의 삶이, 이제는 작품과 기록, 그리고 후배들의 기억 속에서 다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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