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위수정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재판 과정에서 군 방첩사가 체포 대상자 명단에 있던 ‘김어준’을 ‘가수 김호중’으로 착각했던 사실이 법정에서 공개돼 충격과 황당함을 동시에 낳고 있다.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 공판에서 당시 국군방첩사령관이었던 여인형 전 사령관은 변호인단의 신문 과정에서 해당 해프닝을 직접 증언했다. 그는 “명단에 김어준이 있었는데, 우리 요원들은 12월 4일 오후까지도 그 인물을 ‘가수 김호중’으로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여 전 사령관은 “누가 어떻게 받아 적었는지는 모르지만, 현장에서 ‘이 사람이 누구냐’고 묻자 요원들이 인터넷을 열심히 검색했다”며 내부의 허술함을 인정했다. 그는 “정치 관련 기본 정보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상황이었다”며 “명단이 너무 엉성하게 돌아다니고 있었다”고 날을 세웠다.

이날 변호인단은 체포 대상자 명단 자체의 신뢰성을 문제 삼으며 실제 작전 계획 여부, 주소 조회 등 사전 검토가 이루어졌는지 추궁했다. 여 전 사령관은 일부 질문에 답변을 거부한 반면, 김현지, 이석기, 정진상 등의 이름을 메모한 사실은 인정했다.

해당 명단에는 내란 선동 혐의로 복역 후 가석방된 이석기 전 의원과, 이재명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김현지 제1부속실장, 강위원 전 특보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김호중은 현재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로 수감 중이다. 최근에는 소망교도소 직원이 김호중에게 금전을 요구하고 협박한 사실이 드러나 법무부가 해당 직원을 뇌물요구·공갈미수·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형사고발한 바 있다. wsj0114@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