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위수정 기자] STUDIO X+U·MBC 예능 ‘남극의 셰프’가 방송 시작과 동시에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백종원 출연 논란에 이어, 남극 세종과학기지의 ‘식자재 부족 사태’를 더 악화시켰다는 의혹까지 겹치며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17일 첫 방송된 ‘남극의 셰프’는 백종원이 임수향, 엑소 수호, 채종협과 함께 남극 세종과학기지를 찾아가 연구대원들에게 ‘따뜻한 한 끼’를 선물하는 콘셉트로 제작됐다. 그러나 방송 직후 시청자 반응은 싸늘했다. “굳이 남극에서 백종원이 요리를 해야 하나”, “식상한 구도다”, “또 ‘백종원=구원자’ 포맷이다” 등 익숙한 이미지 소비에 대한 불편함이 이어졌다.

논란의 핵심은 제작진의 선택이다. 황순규 PD는 인터뷰에서 “남극 기지의 현실을 보여주기 위해 한국에서 어떠한 식재료도 가져가지 않았다”고 밝혔다.

즉, 출연진이 사용한 식자재는 세종기지가 1년에 한 번 보급받는 제한된 비축 자원이었다는 것.

문제는 올해 세종기지가 이미 예산 부족으로 물자 보급이 평소보다 크게 지연된 상황이었다는 점이다. 현지에서는 원래도 ‘보릿고개’라 불릴 만큼 식량이 빠듯했는데, 프로그램 촬영(지난해 11월)이 이 기간과 겹치며 식자재 부족이 더 심각해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제작진은 이번 프로젝트를 “남극 대원들의 고립감과 기후위기 현실을 알리는 기획”이라고 설명했지만, 시청자들은 의문을 제기한다. “대원들의 한 끼가 소중하다면서 정작 그 식자재를 예능 촬영에 쓰는 건 모순 아닌가”, “기후위기를 알리겠다며 오히려 남극 자원을 소모시키는 제작” 등의 비판이 줄을 잇는다.

‘남극의 셰프’가 ‘감동 예능’을 내세웠지만, 결과적으로 현장 대원들이 더 힘들어지는 민폐 프로그램이 되었다는 지적이 커지는 이유다. wsj0114@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