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울산=김용일 기자]“(신태용 전 감독 폭행 루머) 모두 사실입니다.”

울산HD 베테랑 수비수 정승현은 시즌 최종전에서 1부 잔류를 확정한 뒤 시즌 도중 물러난 신태용 전 감독이 선수단을 향해 폭행과 폭언을 했다는 루머에 대해 선수 중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충격적인 고백이었다. 그는 신 감독 체제에서 자기 뿐 아니라 여러 선수가 신 감독의 폭행, 폭언을 겪으며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정승현은 30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최종 38라운드 제주SK와 홈경기 직후 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나 “(신태용 감독 관련해서는) 구단에서 입장문을 발표한다고 했다”며 세간에 나온 루머 대부분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지난여름 울산의 ‘소방수’로 지휘봉을 잡은 신 감독은 데뷔전 승리 이후 리그 7경기 무승(3무4패) 부진에 빠진 데 이어 선수단과 불화설까지 나돌면서 부임 65일 만에 경질됐다. 이후 다수 매체를 통해 “난 바지 감독이었다”며 울산 구단과 선수가 담합해 자신을 배제했다고 주장했다. 또 부임 기간 논란이 된 훈련 중 폭언, 폭행은 애정의 표현이었으며 구단 원정 버스에 실린 자기 골프 가방 사진이 나돈 것에 대해서도 “원정 기간 골프를 친 적이 없다”고 했다.

정승현이 주목받은 건 신 감독과 관련한 영상의 주인공이어서다. 훈련 중 신 감독이 정승현의 얼굴을 건드리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축구계에 나돈 적이 있다. 이와 관련해 정승현은 “그 영상을 많은 분이 아신다. 걱정해주시더라. 사실 부모님이 보시면 많이 속상해 하실 것”이라며 “정말 기분이 좋지 않았다. ‘이게 맞나’라는 생각을 했다. 여러 번 있었다. 요즘 시대와 맞지 않는다”고 했다. 또 “성폭력이든 폭행이든 ‘나는 아니다’라고 생각해도 받는 사람 입장에서 그게 폭행이라고 생각하면 그런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자기 외에 여러 선수가 신 감독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뉘앙스로 말했다. “잘못된 건 확실하게 알려드려야 한다”라고 다시 입을 연 정승현은 “(폭행 관련이) 너무 많아서 생각이 잘 안 난다. 여기서 다 얘기하는 건 쉽지 않다.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신 감독으로 인해) 선수들이 정말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었다”고 강조했다.

또 신 감독이 경질 직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원정 경기 중 ‘선수단 물갈이’ 발언을 한 것에 대해서도 “그런 인터뷰에 굉장히 당황했다. 나부터 어린 선수 모두 그 발언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였고 다른 팀을 찾아야 하나 생각했다.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지난 여름 아랍에리미트(UAE) 프로리그 생활을 마치고 친정팀 울산에 복귀한 정승현은 그에 앞서 일본 J리그 등 해외 리그에서 오랜 기간 활동한 적이 있다. 그는 “중동에 있을 때 소속팀 감독께서 선수에게 너무 욕을 하고, 인터뷰도 강하게 해서 선수들이 돌아선 적이 있다. 바로 경질됐는데, (국내외를) 떠나서 이런 일은 있으면 안 된다”고 소신껏 말했다.

국내 선수 뿐 아니라 울산 내 외인 선수도 신 감독 지도 방식에 어려움을 겪었다고도 했다. 정승현은 “외인 선수는 정말 ‘쇼크’였다”며 “선수가 축구에 집중하고, 경기에 집중해야 하는데 다른 부분에 신경을 많이 쓰게 된 것 같다. 외적 스트레스가 많았다. 오늘 팬 여러분께 (마이크를 잡고) 말씀을 드렸는데, 팬도 고생하셨지만 내부적으로 선수도 정말 어려운 과정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정승현은 향후 구단 입장문을 통해 더 구체적인 사실이 증명되기를 바랐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