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천안=박준범기자] 우리가 알던 허수봉(27)이 돌아왔다.

허수봉은 3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남자부 삼성화재와 맞대결에서 20득점, 공격 성공률 69.57%로 팀 내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렸다. 역대 24호 3000득점 고지에도 올랐다.

현대캐피탈도 허수봉의 활약에 힘입어 삼성화재를 제압했다. 승점 20을 확보한 현대캐피탈은 한국전력(승점 17)을 제치고 3위 자리를 꿰찼다.

허수봉은 이번시즌 초반 그답지 않은 플레이를 보였다. 공격은 물론 특히 서브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했다. 허수봉이 이번시즌 11경기에서 기록한 서브 득점은 6개. 세트당 0.133개다. 지난시즌(0.349)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

그럼에도 블랑 감독은 허수봉을 향한 믿음을 지속해서 보냈고, 허수봉은 이날만큼은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경기 후 허수봉은 “그나마 마음에 든 경기력이 나온 것 같다. 2라운드 마지막을 시작으로 생각하고 지금 모습을 유지해야 할 것 같다. 터닝포인트를 만들고 싶다. 기복은 있겠지만 자신감을 갖겠다”고 강조했다.

허수봉은 비시즌 배구대표팀 일정을 소화하며 체력적으로 힘들 수밖에 없다. 또 주전 세터 황승빈이 이탈하면서 또 다른 세터 이준협과 호흡을 맞출 시간도 적었다. 허수봉은 “대표팀 일정으로 힘들었던 건 사실이나, 그 때문에 내가 쳐진 건 아니다”라며 “부상이나 호흡 맞출 시간이 적은 것이 겹쳤고 자신감이 떨어졌다. 그래서 블로킹을 피하려고 했다. 나에게 의문을 가졌다. 지난시즌에는 운으로 잘한 건가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블랑 감독도 “허수봉은 완성된 선수다. 실력도 인성도 갖췄다. 이준협과 호흡을 맞출 시간이 필요했다. 시간이 해결해줬다고 생각한다. 경기가 끝나고 (허수봉에게) 잘 돌아와 줬다고 했다”고 칭찬했다.

블랑 감독은 허수봉에게 영상 미팅보다는 긍정적인 말로 그에게 자신감을 불어 넣어줬다고 한다. 허수봉은 “나도 잘하지 못하고, 팀도 패배하면서 감독 방에 자주 갔다. 지난시즌에는 영상을 많이 봤다면 내가 심리적인 원인이 있다고 생각했는지 긍정적인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스텝 바이 스텝으로 감을 잡으면 된다고도 했다. 할 수 있다고 나를 믿어줬다. 그러한 신뢰에 늦게나마 보답한 것 같다”고 말했다. beom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