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전 축구 국가대표 이영표가 세 딸의 국적 선택부터 사우디 왕자와의 에피소드까지, 국가대표 다운 책임감과 현실적인 입담을 전했다.

3일 KBS2 예능 ‘배달왔수다’에는 배우 강부자, 이영표, 아나운서 조우종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16년간 해외 생활을 했다는 이영표는 자녀 이야기를 풀어냈다. 세 딸이 각각 네덜란드, 독일, 캐나다에서 태어났다는 사실을 공개하자 이영자는 “그럼 국적은 어떻게 되느냐”고 물었다.

이영표는 “세 딸 모두 한국 국적이다. 캐나다는 그곳에서 태어나면 국적을 주는데, 셋째는 일부러 출산 한 달 전에 한국에 와서 낳았다”며 “나는 국가대표였고, 아이들과 같은 국적을 갖고 싶었다. 자녀들이 다른 여권을 갖는 게 마음에 걸려 일부러 한국에서 출산했다”고 말했다.

사우디에서 뛸 당시 경험담도 눈길을 끌었다.

이영표는 “당시 구단주가 서열 20위 정도 되는 왕자였다”며 “열두세 살 되는 꼬마 왕자가 자꾸 집에 와서 축구 게임을 하자고 초대하더라. 몇 번 거절하다가 미안해서 한 번 가 봤다”고 회상했다.

그가 목격한 왕자의 집은 상상을 뛰어넘었다.

이영표는 “집 안에 정식 규격의 축구장이 있었다. 저와 왕자 둘만을 위해 뷔페가 차려져 있었고, 직원이 일곱 명 정도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차량 번호판도 달랐는데, 왜 다르냐고 물으니 ‘그 번호판은 경찰이 못 잡는 번호판’이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해설석에 앉은 분석가일 때와 달리, 이날 이영표는 자신과 가족, 그리고 경기장 밖에서 겪었던 이야기들을 솔직하게 꺼내며 인간적인 매력을 드러냈다. kenn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