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우 “후배들, 일희일비하지 않길”

“매년 나는 내 나이와 싸운다”

최고령이라는 말, 이제는 나쁘지 않다

목표는 정하지 않는다

[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얘들아, 일희일비하지 말자.”

친절한 ‘퉁아저씨’다. 삼성 최형우(42)가 가어린 선수들을 위해 남긴 조언이다. 꾸준함이 강점인 선수다. 어떻게 하면 최형우처럼 오래 야구를 할 수 있을까. 정답은 ‘멘탈 관리’에 있다.

최형우는 “매년 나는 내 나이와 싸운다”고 했다. 작년에도, 올해도 자신과 싸움에서 결과는 승리였다. 그는 “스스로를 이겼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더 뿌듯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비결은 무엇일까. 최형우는 의외로 담담하다. “특별한 몸 관리는 없다. 남들보다 조금 더 버틸 수 있는 힘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리고 핵심을 덧붙였다. 멘탈이다.

그는 하루의 결과를 오래 붙잡지 않는다. 최형우는 “나는 매일매일 그날 성적에 연연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경기가 끝나면 잊는다. 다음 날은 완전히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 태도가 그를 오래 버티게 했다. 잘해도 웃지 않고, 못해도 무너지지 않는다. 감정의 진폭을 줄이는 것이 롱런의 비결이라고 한다.

후배들을 향한 조언도 이 지점에 맞닿아 있다. 최형우는 “요즘 선수들을 보면 하루 못하면 끙끙대고, 잘하면 지나치게 들뜨는 경우가 많다”며 “그런 일희일비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매일 같은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시즌을 길게 가져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후배들에게 그는 이미 큰 버팀목이다. 구자욱은 “너무 든든한 선배가 왔다”며 “전력도 전력이지만, 더그아웃에 확실한 리더가 생겼다. 나를 포함해 많은 선수가 보고 배울 것”이라고 말했다.

최형우도 “(강)민호와 함께 후배 선수들이 더 열심히 야구할 수 있게 돕고자 한다. 좋은 것을 보고 배울 수 있도록 내가 먼저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대부분의 선수가 은퇴를 고민할 나이에 그는 다시 출발선에 섰다. 언제나 새로운 마음으로 준비를 한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최형우는 “야구를 오래 하겠다는 목표는 없다. 내년에도 잘할 수도, 못할 수도 있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서 “무언가를 정해두고 야구를 하고 싶지 않다. 그냥 흘러가는 대로 하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duswns06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