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감독으로 한 나라 축구 역사에 의미 있는 기록을 남길 수 있다는 건 큰 영광이다.”
베트남 축구의 동남아시아 메이저 대회 3관왕을 지휘한 김상식 감독은 이렇게 말하며 더 큰 비전을 품었다.
김 감독은 20일 매니지먼트사인 디제이매니지먼트를 통해 “3관왕이라는 결과보다 여기 오기까지 과정이 먼저 생각난다. 쉽지 않은 순간마다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끊임없이 고민했고, 그 고민을 코치들과 선수들이 끝까지 함께해줬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대표팀은 지난 18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2025 동남아시안(SEA) 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에서 연장 사투 끝에 태국을 3-2로 누르고 우승했다.
지난해 5월 베트남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올 1월 열린 2024 동남아시아 축구선수권대회(미쓰비시컵)와 7월 아세안축구연맹(AFF) U-23 챔피언십에 이어 SEA 게임까지 동남아 3개 메이저 대회를 제패했다.
김 감독은 “미쓰비시컵에서는 결과의 압박을 이겨내야 했고, AFF U-23 챔피언십에서는 미래를 준비해야 했다. SEA 게임은 단 한 경기, 하나의 선택이 모든 것을 바꾸는 무대였다. 대회가 요구하는 것은 달랐지만, 선수들을 믿고 기다리는 원칙만은 한 번도 바꾼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태국과 SEA 게임 결승전에서 0-2로 뒤지다가 역전승을 거두는 과정에 대해서는 “전술은 준비돼 있었지만, 그것을 경기장에서 끝까지 실행해낸 건 선수들이었다”고 했다. ‘김상식 매직’ 얘기엔 “마법은 없다”며 “결국 축구는 사람이 하는 것이다. 이번 우승 또한 감독의 무엇이 아니라, 선수단이 흘린 시간과 노력의 결과”라고 했다.
또 “이번 우승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 되길 바란다”며 “베트남 축구가 아시아 무대에서도 더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선수단과 함께 계속 도전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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