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마켓’ 영화 선개봉→웨이브로 ‘7부작 완전판 시리즈’ 후공개

다만, 영화↔시리즈 간 차별점 아쉬움…개연성 보완도 ‘글쎄’

영화 개봉 20일만에 시리즈 공개…관객 선택지만 분산

[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영화와 시리즈의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다. 흥행 가능성이 검증된 세계관을 확장하고, 플랫폼별 소비 방식을 동시에 겨냥하는 전략은 이제 낯설지 않다. 그러나 모든 시도가 ‘완벽한’ 성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콘크리트 마켓’은 그 모호한 지점에 서 있다.

‘콘크리트 마켓’은 2023년 개봉한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와 대지진 세계관을 공유하는 작품이다. 초대형 재난 이후 서울이 폐허가 된 상황에서, 유일하게 남은 황궁아파트를 중심으로 새로운 질서와 권력이 형성된다는 세계관이다. ‘콘크리트 마켓’은 그 이후의 세계를 확장해, 생존이 곧 거래가 되는 또 다른 공간인 ‘황궁마켓’을 무대로 삼는다.

이 작품 속 배경은 대지진 이후 살아남은 사람들로 형성된 황궁마켓이다. 이곳은 단순한 생존 공동체를 넘어, 힘과 거래, 폭력이 뒤엉킨 또 하나의 사회다. 극 중 최희로(이재인 분)는 친구 세정(최정운 분)을 만나기 위해 황궁마켓에 뛰어든 천재 소녀다. 최희로는 이곳의 실체이자 권력의 상징인 상용(정만식 분)을 무너뜨리기 위해 그의 오른팔 태진(홍경 분)과 거래를 시작한다.

영화는 이 같은 설정을 빠른 호흡의 생존 스릴러로 풀어낸다. 폐쇄된 공간 속 철옹성 같은 권력 구조를 무너뜨리는 10대 소녀의 이야기는 타 재난물과 확연한 차별점이다. 그러나 영화 개봉 이후 웨이브를 통해 7부작 오리지널 시리즈 완전판을 추가 공개한 배경에 대해선 의문이 남는다.

시리즈에선 영화에서 미처 담기지 못한 희로와 세정의 관계, 황궁마켓이 형성된 배경 등이 짤막하게 보완된다. 문제는 시리즈와 영화의 차별점이 명확하지 않다. 회당 러닝타임이 30분 남짓으로 구성된 시리즈는 체감상 극장판과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

영화에서 부족하다고 지적됐던 개연성과 인물 간 관계성을 충분히 확장하지 못했다. 극 중 황궁마켓 주민에게 공포감을 안겨주는 의문의 존재 ‘야귀’와 태진-미선(김국희 분)의 서사도 짧게 지나간다. 결과적으로 시리즈는 ‘보완재’에 머물며, 독립적인 콘텐츠로서의 매력을 남기지 못한다.

물론 시리즈만의 장점도 존재한다. 희로-세정의 관계성이나 세계관의 결, 철민(유수빈 분) 패거리 속 근석(김동휘 분)의 존재감 등을 조금 더 세밀하게 들여다볼 여지는 있다. 그러나 영화와 시리즈의 차별성이 분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두 가지 포맷을 모두 선택한 이유에 대한 설득력은 부족하다.

개봉 시점 역시 아쉬움을 남긴다. 영화는 지난달 3일, 시리즈는 불과 20일 뒤인 지난달 23일 공개됐다. 영화에 대한 입소문이 형성되기도 전에 시리즈가 풀리며 관객의 선택지는 분산됐고, 결과적으로 양쪽 모두에서 뚜렷한 흥행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극장과 OTT가 서로의 시너지가 아닌 경쟁 구도로 작동한 셈이다.

‘콘크리트 마켓’은 흥미로운 세계관과 20대 배우들의 청춘 에너지를 갖춘 작품이다. 그럼에도 영화와 시리즈를 병행한 전략은 완성도와 흥행 모두에서 질문을 남겼다. 세계관 확장은 분명 유효한 선택지지만, 그 방식과 타이밍, 그리고 포맷별 차별화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관객의 설득을 얻기 어렵다. sjay09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