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 ‘올림픽e스포츠 게임즈’ 창설 가시화

‘e스포츠 종주국’ 한국, 대회 유치전 참전 전망

그러나 국내 제도는 미비…“인식·제도 개선 선결돼야”

[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e스포츠에 대한 인식, 제도적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올림픽e스포츠 게임즈’ 창설을 공식 의제로 끌어올린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기간 열릴 IOC 총회에서 논의한다.

올림픽과 e스포츠의 결합이 현실 단계로 접어들었다. 개최지와 운영 모델을 둘러싼 국제 경쟁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대한민국 역시 ‘e스포츠 종주국’을 자임하며 유치전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단, 국내 제도는 아직 준비가 덜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스포츠서울과 통화에서 “밀라노 총회에서 올림픽e스포츠 게임즈 창설이 논의되면, 이후 대회 유치 방식과 일정 등이 구체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정부와 함께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올림픽e스포츠 게임즈’는 기존 ‘e스포츠 월드컵(EWC)’과 다르다. EWC가 클럽 대항전이라면, IOC가 구상하는 대회는 국가대항전이다. IOC가 종목별 국제연맹(IF), 게임 제작사와 협력해 대회를 ‘직접’ 주최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현재 IOC는 올림픽 e스포츠 게임즈를 직접 만들고 운영하려는 의지가 강하다”며 “각 종목이 선발전을 치르는 구조가 아니라, IOC가 종목 경기 자체를 주관하는 그림”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곧 올림픽 브랜드가 e스포츠에 공식적으로 입혀지는 첫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동시에 게임 지식재산권(IP), 민간 리그 중심의 생태계와 올림픽 시스템의 충돌이라는 숙제를 안고 출발한다.

국내 구조적 문제도 있다. ‘올림픽e스포츠 게임즈’의 종목단체 역할을 맡을 한국e스포츠협회는 현재 대한체육회 ‘준회원’이다.

대한체육회는 원칙을 강조한다. “전국 12개 이상 시도체육회에서 준회원 이상의 자격을 얻어야 한다. 현재 한국e스포츠협회는 그 요건을 아직 채우지 못한 것으로 안다. 조건만 충족된다면 승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현장의 목소리는 다르다. 한국e스포츠협회 관계자는 “e스포츠 관련 전국 16개 시도협회가 있지만, 이들이 지역체육회 준회원 이상 자격을 얻는 과정이 쉽지 않다”며 “여전히 ‘e스포츠가 무슨 스포츠냐’는 인식이 남아 있다”고 토로했다.

또한 “생활체육은 지역체육회가 대회 운영의 거점이지만, e스포츠는 국내외 대회 상당수가 온라인으로 열린다. 공간 제약을 받지 않는 종목을 기존 기준으로 재단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시간이다. 협회 관계자는 “요건 충족을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면서도 “유연한 제도 적용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인식 개선과 제도 개선이 동시에 가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체육회도 한계를 인식하고 있다. 28일 범정부 합동 실무단 구성 및 운영 계획을 밝혔다. ▲대회 유치 가능성 ▲국가대표 선발·관리 체계 ▲정부·체육·산업 협력 모델 구축을 핵심 과제로 삼았다. IOC의 종목 확정과 운영 방식에 따라 논의 범위는 더 확대될 전망이다.

‘올림픽e스포츠 게임즈’ 유치는 목표가 아니라 출발선이다. IOC가 문을 열 준비를 하는 지금, 한국이 그 무대에 설 자격을 갖추기 위해서는 ‘세계 최강’이라는 성적표보다 제도와 인식부터 정비해야 한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