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강동현 기자] 허리 꺾인 독수리는 괜찮을까. KT 커넥션은 해피 엔딩일까.
한화가 시험대에 올랐다. KIA로 팀을 옮긴 FA 김범수(31)의 보상선수로 약관의 ‘파이어볼러’ 양수호(20)를 지명했다. 지난해 마운드 허리를 든든히 받치며 준우승에 이바지한 ‘필승조’ 한승혁(33) 김범수가 빠져나가면서 불펜 즉시전력감이나 취약 포지션인 중견수를 뽑을 것으로 점쳐졌으나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 팀의 미래를 보자면 반가운 선택이지만, ‘윈나우’를 위해 팀에 도움되는 판단이었는지 갸웃하는 시선도 있다.
한화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4년 100억 원을 투자해 FA 강백호(27)를 데려왔다. 한 해 전에는 큰돈을 들여 FA 엄상백(30) 심우준(31)을 영입했으나 큰 재미를 못 봤다. 세 선수 모두 KT 출신이다.
올 시즌 우승을 목표로 내건 한화가 넘어야 할 불안 요인을 짚어본다.



◇불펜 출혈 어떻게 메울까
지난해 11월 ‘셋업맨’ 한승혁이 FA 강백호의 보상선수로 KT로 이적하며 큰 충격을 안겼다. 2025시즌 71경기(64이닝)에 나와 평균자책점 2.25 3승 3패 3세이브 16홀드 피안타율 0.236 WHIP(이닝당 볼넷+안타 허용률) 1.23으로 커리어하이를 찍고도 보호선수 20인 명단에서 빠졌다. 시즌 막판 체력이 바닥나며 정작 가을야구 무대에서 부진했던 게 뼈아팠다.
‘왼손 원포인트 릴리프’ 이상의 몫을 한 FA 김범수는 긴 줄다리기 끝에 고향팀 한화를 떠났다. 지난 시즌 73경기(48이닝)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2.25 2승 1패 2세이브 6홀드 피안타율 0.181 WHIP 1.08로 개인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농담으로 입에 올린 ‘80억 원 K9 자주포’는 허공으로 날아가고 4분의 1 토막 난 몸값(3년 20억 원)으로 KIA 품에 안겼다.
평균자책점 2.25의 두 베테랑과 결별했지만 한화는 믿는 구석이 있었다. 최고 시속 156km의 압도적인 구위를 뽐낸 ‘슈퍼 루키’ 정우주(20), 어느 정도 계산이 서는 투수로 성장한 좌완 조동욱(22) 황준서(21)의 존재감 때문이다. 그들이 구단의 바람대로만 활약해 주면 불펜 출혈은 기우가 된다.



◇KT 커넥션 이번엔 웃을까
한화는 2024시즌 뒤 KT 선발투수 엄상백과 4년 78억 원, KT 유격수 심우준과 4년 50억 원의 FA 계약을 했다.
엄상백은 2025시즌 선발로 출발했다가 불펜으로 밀려났다. 28경기(80.2이닝)에 나와 평균자책점 6.58 2승 7패 1홀드 피안타율 0.324 WHIP 1.79의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 9회 초 등판해 강민호에게 2점 홈런을 얻어맞은 게 결정타였다. 김경문 감독은 3차전을 앞두고 엄상백 관련 질문에 “좋은 얘기만 하죠”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심우준은 나름대로 안정된 수비력을 보여줬지만 터지지 않는 방망이가 문제였다. 2025시즌 94경기에 출장해 타율 0.231 OPS 0.587에 그쳤다. 통산 타율 0.252 OPS 0.635에 모자랐다. 쉬어 가는 하위 타순일 뿐이었다.
KT에서 데려온 두 선수가 몸값을 못 해낸 마당에 한화는 강백호를 영입하며 ‘KT 커넥션’을 이어갔다.
‘타격 천재’ 강백호는 프로 첫해인 2018시즌 29홈런, 2019~2021시즌 3할대 타율과 0.9대 OPS를 기록하며 이름값을 했다. 2024시즌 전 경기 출장해 26홈런으로 반등했으나 2025시즌 95경기 출장해 15홈런으로 주저앉았다. 잦은 부상과 외야-1루 수비 스트레스는 풀어야 할 숙제였다.
KT 출신과 다시 손잡은 한화가 이번엔 웃을까. 건강한 강백호라면 노시환과의 좌우 거포 조합을 완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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