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선수의 성장이 곧 팀의 성장이다.” K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지도자로 꼽히는 수원 삼성 이정효 감독은 사령탑 변신 후 줄곧 선수의 성장과 발전을 강조했다. 선수가 달라져야 팀이 달라진다는 진리를 지금도 강조하고 있다.
V리그에선 흥국생명을 보면 이 말이 떠오른다. 이번시즌 흥국생명은 성장하는 팀이다. 팀으로도 그렇지만 선수 개인의 활약을 보면 요시하라 토모코 감독이 빗댄 ‘죽순’처럼 빠르게 ‘우상향’하는 것처럼 보인다.
고무적인 것은 1992년생으로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은 나이의 두 선수가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점이다. 세터 이나연과 아웃사이드 히터 최은지가 주인공이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은 2011년 IBK기업은행 창단 멤버다. 15년이 지난 현재 흥국생명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으로 거듭났다.
이나연은 시즌 개막 후에 긴급하게 합류했다. 프리시즌을 함께하지 못했는데 세터 불안을 우려한 흥국생명의 판단에 따라 뒤늦게 입단했다.

이나연은 지난 2023~2024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물러났다. 현대건설이 그의 마지막 팀이었다. 마지막 두 시즌 동안 이나연은 백업 역할을 수행했다. 김다인이 주전으로 정착하면서 이나연은 주로 교체로 들어갔다. 마지막 시즌엔 겨우 4경기 출전에 그쳤다.
올해 배구 예능에 출연하며 새로운 전기를 맞은 이나연은 흥국생명 입단 후 최근에는 팀의 확고한 주전으로 자리 잡았다. 3라운드 막바지부터는 매 세트 선발로 출전하고 있다. 작전상의 이유로 잠시 코트에서 나갈 뿐, 경기력이 크게 흔들려 빠지는 모습은 거의 보기 어렵다. 세트당 9.484의 세트로 전성기 기량을 회복했다. 중앙 속공을 가장 잘 활용하고 사이드 공격으로 가는 토스의 질도 정상급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세터 고민이 많은 다른 팀과 비교하면 확실히 안정감이 엿보인다. 선수를 판단하는 기준이 까다로운 요시하라 감독이 믿고 쓰는 세터로 진화했다.

최은지는 지난시즌 흥국생명에 입단했는데 핵심 자원으로 보긴 어려웠다. 18경기에서 40세트를 소화해 35득점에 그쳤을 뿐이다. 이번시즌에는 26경기에서 88세트를 뛰며 138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네 경기 중 세 경기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책임지며 가장 확실하게 아웃사이드 히터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공수에 걸쳐 존재감이 커졌고, 코트를 지키는 시간도 늘어나고 있다. 젊은 김다은, 정윤주 등과 비교해 우위를 점하는 흐름이다.
요시하라 감독 체제에서 두 베테랑은 30대 중반의 선수도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잊혔던 이나연과 최은지의 도약은 흥국생명이 왜 다크호스로 떠올랐는지를 보여준다. “성장에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라는 ‘요시하라 매직’의 대표 케이스다. weo@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