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개막한 줄도 몰랐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을 향한 대중의 체감 온도가 이전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게 방송가의 반응이다. 축제 분위기가 와닿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중계 구조에서 원인을 찾는 분석이 대다수다. 이번 대회는 JTBC가 올림픽 중계권을 단독으로 확보하면서 시청 경로가 급격히 좁아졌다. 지상파 3사(KBS·MBC·SBS)를 통해 자연스럽게 노출되던 기존 구조가 사라진 것으로, TV 중계가 특정 채널에 집중된 결과를 낳았다.

과거 올림픽은 채널을 돌릴 때마다 마주할 수 있는 국가적 행사였다. 출근 전, 귀가 후, 주말 낮 시간대까지 반복 노출되며 ‘지금 올림픽이 열리고 있다’는 공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이번 대회에서는 공기가 얼어붙었다. 홍보 경쟁도, 해설 비교도, 중계 스타일의 다양성도 사라졌다. 올림픽이 생활 속 배경음에서 선택형 콘텐츠로 이동한 셈이다.

시청률 지표는 이를 그대로 반영한다. 개회식 시청률은 1%대에 머물렀다. 주요 경기 역시 1~3%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경기력이나 종목의 문제가 아니라, 노출 환경의 변화가 만든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모두가 본다’는 전제가 무너진 순간, 화제성도 자연스럽게 힘을 잃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중계 채널이 하나로 묶이면 시청률 경쟁도, 프로그램 간 연계 홍보도 작동하지 않는다. 과거에는 아침 뉴스, 예능, 스포츠 하이라이트가 서로 올림픽 이야기를 끌어올렸다면, 지금은 그런 순환 구조 자체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정책 당국도 문제를 인식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김종철 위원장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업무보고에서 특정 방송사의 올림픽 단독 중계를 두고 “국민 시청권을 제한하는 측면이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제도적 현실도 함께 짚었다. 현행법상 방송사 간 중계권 협상을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김 위원장은 이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보편적 시청권을 제도적으로 보완하기 위한 법 개정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중계권 갈등의 배경에는 비용 문제가 있다. JTBC는 올림픽 중계권 확보를 위해 3000억 원이 넘는 금액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파 3사가 공동으로 참여한 ‘코리아풀’ 역시 입찰에 나섰지만, 금액 경쟁에서 밀렸다. 이후 JTBC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상파와 분산 중계를 논의했으나 협상은 결렬됐다.

결과적으로 시청자만 선택지가 줄어든 환경을 고스란히 떠안았다. 특히 지상파 시청에 의존하는 가구의 경우, 올림픽 접근 자체가 구조적으로 제한됐다. 동계 종목 특유의 낮은 대중성, 유럽과의 시차 문제에 더해 중계 접근성까지 떨어지면서 관심 저하는 가속화됐다. 올림픽이 더 이상 모두의 이벤트가 되지 않는 시대에서 이번 중계 방식이 남긴 과제도 분명해졌다는 지적이다. khd998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