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밀라노=김민규 기자] “솔직히 기억 안 나, 앞만 보고 달렸다.”

막판 짜릿한 역전 우승에 방점을 찍은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막내’ 김길리(성남시청)이 결승선 통과 직후 언니들을 얼싸안고 펑펑 눈물을 흘렸다. 그간 마음고생을 털어낸 그는 공동취재구역에서 이렇게 말하며 마침내 환하게 웃었다.

김길리는 19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최민정(성남시청), 노도희(화성시청), 심석희(서울특별시청)와 합을 맞춰 4분04초014를 기록, 개최국 이탈리아(4분04초107), 캐나다(4분04초314)를 제치고 한국이 8년 만에 이 종목 금메달을 목에 거는 데 앞장 섰다.

마지막 2바퀴를 남겨두고 최종 주자로 나선 김길리는 2위를 달리다가 특유의 속도를 살린 인코스 공략으로 이탈리아를 제치고 선두로 올라섰다. 그대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앞서 여자 1000m 동메달을 목에 걸며 올림픽 첫 메달을 목에 건 김길리이나 마음이 무거웠다. 대회 첫 종목인 혼성 2000m 계주 준결승 당시 앞서 달리던 미국의 커린 스토더드가 넘어지면서 그를 덮쳤다. 예기찮게 자기 레이스에서 불운을 맞닥뜨린 김길리는 속상한 마음에 눈물을 보였다. 이후 자신은 1000m에서 메달을 목에 걸었으나 최민정을 비롯해 선배들의 개인전 성적은 신통찮았다. 3000m 계주에 부담이 더해졌다. 그러나 보란듯이 선배의 노련한 레이스 기운을 이어받아 막판 탁월한 스퍼트로 역전극을 일궈냈다.

김길리는 우승 직후 중계방송사 ‘JTBC’와 인터뷰에서 “솔직히 기억도 안난다. 앞만 보고 달렸다. 언니들이 든든하게 버텨준 덕분에 나도 힘내서 탈 수 있었다. 꿈같다. 언니들과 금메달을 따 기쁘다”고 싱긋 웃었다. 또 “언니들과 오랜 기간 합을 맞췃다. 나를 믿어준 덕분에 잘 탈 수 있었던 거 같다. 언니들에게 고맙다”며 공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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