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임재청 기자] 영화〈왕과 사는 남자〉가 설 연휴 내내 극장가 정상을 지키며 누적 관객 400만 명을 돌파했다. 개봉 15일 만에 이룬 성과로, 연휴 특수를 넘어 관객의 선택이 만들어낸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왕과 사는 남자〉는 2월 18일 기준 6일 연속 일별 전체 박스오피스 1위를 수성했다. 사극 최초로 천만 관객을 동원한〈왕의 남자〉(17일)보다 빠른 속도이며, 2025년 한국 영화 최고 흥행작〈좀비딸〉의 400만 관객 돌파 시점도 앞섰다. 기록 경쟁을 넘어, 작품 자체의 힘을 입증한 대목이다.

1457년 청령포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유배지를 자처한 촌장과 왕위에서 쫓겨난 어린 선왕의 동행을 통해 거대한 역사보다 ‘사람’을 전면에 내세운다. 비극의 시대를 관통하면서도 웃음과 눈물을 함께 길어 올리는 서사는 세대와 취향을 넘어 관객의 공감을 끌어냈다.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은 흥행의 중심에 있었다. 유해진은 절제된 유머와 깊은 온기로 극을 단단히 붙들며 ‘대체불가’ 존재감을 증명한다. 박지훈은 번뇌와 슬픔이 가득한 눈빛 하나로 서사를 밀어 올리며 인생 필모그래피를 새로 썼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유지태, 전미도가 더해져 밀도 높은 호흡을 완성한다.

연출을 맡은 장항준 감독 특유의 무해한 유머와 팩션이 결합된 서사 역시 관객 반응을 견인했다. 무겁기만 할 수 있는 역사극에 인간의 온기를 덧입히며, 웃음으로 문을 열고 눈물로 마음을 닫는 구조를 완성했다.

관객 반응도 뜨겁다. “웃다 울다 두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부모님과 다시 봐도 또 울게 된다”, “역사 속 인물의 마음을 처음으로 이해했다”,“이 영화를 통해 역사 공부에 관심이 생겼다”는 반응이 이어지며 N차 관람 열풍으로 확산되고 있다.

설 연휴 흥행을 넘어 400만 관객을 돌파한〈왕과 사는 남자〉는 단순한 흥행 성과를 넘어, 침체됐다는 평가가 이어지던 한국 영화 시장에 다시 한 번 관객의 발길을 돌려세운 작품으로 의미를 더한다.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입증하며 극장가에 온기를 불어넣은 이 영화는, 숫자 이상의 존재감으로 한국 영화 흥행의 가능성을 다시 쓰고 있다. 영화는 현재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pensier3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