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동석 기자] ‘타격 기계’ 김현수(KT)가 떠난 LG 트윈스의 중심 타선. 그 무게감 있는 공백을 메울 인물로 염경엽 감독의 선택은 단호했다. 바로 팀의 심장이자 유격수인 ‘캡틴’ 오지환(36)이다. 단순한 임시방편이 아닌, 이미 지난해부터 구상해 온 필승 카드다. 감독의 굳건한 신뢰와 선수의 뜨거운 증명 의지가 만나 LG 왕조의 2연패를 향한 핵심 열쇠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작년부터 통보했다”…염경엽의 믿음, ‘5번 오지환’에 담긴 기대

2025시즌 종료 후 LG는 두 명의 베테랑 FA와 마주했다. ‘캡틴’ 박해민은 잡았지만, 한국시리즈 MVP 김현수를 KT로 떠나보내며 중심 타선에 큰 구멍이 생겼다. 지난 시즌 3, 4, 5번 타순을 오가며 0.298의 타율로 활약한 그의 공백은 단순한 전력 누수 그 이상이다.

모두의 시선이 염경엽 감독의 입으로 쏠린 상황, 그의 답은 명확했다. 염 감독은 “5번 타순의 첫 번째 주자는 오지환”이라고 못 박으며, “이미 2026년부터 ‘5번은 오지환’이라고 지난해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는 김현수의 이탈 후 급하게 내린 결정이 아닌, 오지환의 잠재력에 대한 깊은 믿음에서 비롯된 계획이었음을 시사한다.

염 감독은 “지환이는 본인의 타격만 정립하면 20홈런, 80타점을 충분히 칠 수 있는 타자”라며 강한 신뢰를 보였다. 그는 “한두 달 3할을 치다가도 페이스가 떨어지는 것은 아직 자신의 타격이 완성되지 않았다는 의미”라고 지적하면서도, “그 기간에 보여준 능력은 진짜다. 6개월 중 두 달을 3할 칠 수 있다면, 그걸 유지 못 할 이유가 없다”며 오지환이 5번 타자로서 0.260대의 타율과 함께 20홈런-80타점을 기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부담? 이젠 감사”…‘5지환’의 각오, 증명으로 답한다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에 오지환 역시 남다른 각오로 화답했다. 그는 “예전이었다면 부담이었겠지만, 지금은 (믿어주시는 것이) 너무 감사하다”며 성숙한 태도를 보였다. 이어 “믿음을 주시는 만큼 내가 해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해내야만 하는 위치에 있다. 잘 해낼 생각”이라며 굳은 다짐을 밝혔다.

오지환은 올 시즌 개인 목표로 20홈런과 0.280대의 타율을 설정했다. 만약 그가 감독의 기대와 자신의 목표를 5번 타순에서 현실로 만들어낸다면, 김현수의 공백을 최소화하며 LG 타선의 무게감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이제 오지환은 단순히 팀의 유격수이자 주장을 넘어, 타선의 중심에서 해결사 역할까지 맡게 됐다. ‘5번 타자 오지환’, LG 트윈스의 구단 첫 2연패라는 위업을 달성하는 데 가장 중요한 키플레이어가 될 전망이다. 그의 방망이가 올 시즌 LG의 운명을 좌우할 것이다. white21@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