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심우준, 리드오프를 향한 속내

1년 전, 부담이었지만 지금은 자신감

마음가짐의 변화와 타격 폼 수정

김경문 감독 “못 시킬 이유가 없다”

[스포츠서울 | 오키나와=김민규 기자] “올해 내가 확실하게 1번 타순을 잡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한화 심우준(31)이 달라졌다.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부담’이란 단어를 꺼냈지만 이제는 ‘자신감’이다. 자신감의 근거는 말이 아니라 결과로 보여줬다.

심우준은 1일 일본 오키나와 킨 야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연습경기에서 1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2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그 한 방이 결승타였다. 한화는 심우준의 타점을 앞세워 KIA에 5-0으로 이겼다.

타구의 질부터 달랐다. 속구 타이밍에 변화구를 받아쳐 점수를 만들었다. 경기 후 만난 심우준은 “3타수 1안타 2타점이지만, 개인적으로는 타구 질 자체가 매우 만족스럽다”면서 “경기 내용면에서 좋은 하루였다”고 돌아봤다.

이번 캠프의 가장 큰 변화는 마음가짐이다. 지난해 그는 1번 타순을 부담스러워했다. 겉으로는 ‘아니’라고 했지만 무의식적인 압박이 있었다. 올해는 다르다.

심우준은 “욕심이 생겼다. 올해는 내가 확실하게 1번 자리를 잡고 싶다”며 “못하면 인정하고, 잘하면 칭찬받으면서 가겠다. 부담이 아니라 책임감으로 받아들이고 싶다”고 다짐했다.

달라진 계기는 무엇일까.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스스로에게 던진 한마디가 전환점이 됐다. 그는 “언제부턴가 스스로에게 ‘내가 제일 잘한다’고 이렇게 말하다 보니 자신감이 생겼다”면서 “뒤에 좋은 타자들이 많다. 내가 출루해서 기회를 만들면 팀이 더 잘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신감의 근거가 있다. 마무리 캠프부터 타격 폼을 바꿨다. 가장 좋았던 시절의 영상을 반복해 보며 보완했다. 테이크 백(타구 동작에 있어 배트를 뒤로 들어 올리는 동작) 때 팔이 아래로 떨어지던 습관을 고쳤다.

심우준은 “테이크 백을 할 때 팔이 아래로 내려가던 습관이 있었는데, 지금은 팔을 약간 위로 들면서 치는 방향으로 수정했다”며 “타이밍이 가장 많이 좋아졌다. 공을 길게 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리 동작도 짧게 드는 스타일에서 길게 차는 스타일로 바꿨다. KT시절 가장 좋았던 때의 폼과 비슷하다”고 부연했다.

사령탑도 변화를 감지했다. 김경문 감독은 “타구 질이 좋아졌다. 지금 컨디션이면 1번도 충분히 가능하다. 못 시킬 이유가 없다”고 평가했다.

1번 타자의 체력적인 부담도 인정했다. 심우준은 “솔직히 걱정은 된다. 그래서 초반 1~5회에 점수를 빨리 내고 싶다. 내가 출루해 점수를 만들면 팀도 편하고, 나도 편하다”고 했다.

팀이 편해야 자신도 산다. 리드오프의 본질을 정확히 알고 있다. 1번 타자에 대한 자신감, 감독의 신뢰, 새 마음가짐까지. 심우준이 ‘부담’ 대신 ‘책임’을 선택했다. 올해 한화의 리드오프 경쟁은 이미 방향을 잡고 있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