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빈, 한신전 ‘아쉬운 투구’

1회 ‘시속 156㎞’의 압도적 위용

2회 ‘와르르’ 무너진 제구

“낮게 던져야 산다” 곽빈도 잘 알고 있다

[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마운드의 명운을 짊어진 ‘에이스’ 곽빈(27·두산)이 본선 전 마지막 점검에서 과제를 확인했다. 구속만으로는 국제무대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결국 중요한 건 제구다.

곽빈은 2일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한신과 WBC 공식 평가전에 선발 등판했다. 2이닝 3안타 1볼넷 1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1회말과 2회말의 투구 내용이 극명하게 갈렸다. 그야말로 ‘냉온탕’을 오간 투구 내용을 남겼다.

1회말 마운드에 오른 곽빈은 최고 시속 156㎞의 강속구를 앞세워 한신 타선을 압도했다. 특히 3번 지카모토 고지를 낮게 깔리는 시속 156㎞ 속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이때만 해도 ‘에이스’다운 위용이 넘쳤다.

그러나 2회말 들어 상황은 급변했다. 제구가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공포의 이닝’이 시작됐다. 선두타자 오야마 유스케를 땅볼로 잡았으나, 마에가와 우쿄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준 것이 화근이었다. 이후 공이 스트라이크 존 높은 쪽으로 형성되자 일본 타자들은 여지없이 방망이를 돌렸다.

나카가와 하야토의 안타에 이어 다카테라 노조무의 희생플라이, 그리고 오노데라 단과 후시미 도라이에게 연달아 적시 2루타를 얻어맞으며 순식간에 3실점 했다. 애초 3이닝 50~60구를 던질 예정이었으나, 컨디션 난조로 35구 만에 강판당했다.

물론 그 역시 제구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는 “WBC에서 공이 높거나 몰리면 무조건 맞는다. 특히 한일전에서 오타니 같은 타자를 상대로 실투가 나오면 그냥 홈런이 될 것 같은 압박감이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지난 2023년 WBC 당시 불펜으로 나서 아쉬움을 남겼던 그다. 이번 대회는 부상으로 낙마한 원태인과 문동주를 대신해 1선발 중책을 맡아야 한다. 오는 8일 대만전 선발 등판이 유력한 상황. 이날 보여준 2회의 난조는 반드시 복기해야 할 대목이다.

에이스는 구속이 아닌 결과로 증명해야 한다. 시속 156㎞라는 숫자는 분명 매력적이지만, 제구가 뒷받침되지 않는 강속구는 국제무대에서 ‘먹잇감’일 뿐이다.

그 역시 “나라를 대표하는 투수로서 이번에는 정말 주축이 되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류지현호의 운명을 쥐고 있다. 남은 기간 제구 불안을 씻어내고 도쿄돔 마운드에서 진정한 ‘에이스’로 거듭날 수 있을까. duswns06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