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오후 7시 호주와 마지막 경기
경우의 수 확률 뚫을까
류지현 감독이 전한 메시지는?

[스포츠서울 | 도쿄=박연준 기자] “우리에게는 아직 3시간이라는 기회의 시간이 남아 있다. 억울하고 분해서라도 반드시 결과를 내야 한다.”
벼랑 끝, 아니 낭떠러지 앞이다. 그러나 류지현호는 포기 대신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승리는 기본, ‘5점 차 이상 승리·2실점 이하’라는 가혹한 경우의 수까지 뚫어야 하는 운명의 날. 류지현(55) 감독은 아껴두었던 ‘거포’ 노시환(26·한화) 카드를 꺼내 들며 도쿄돔의 기적을 정조준했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은 9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C조 호주와 최종전을 치른다. 8강 마이애미행 티켓을 거머쥐기 위해선 호주를 잡고 대만, 호주와 함께 2승2패 동률을 만든 뒤 실점률 싸움에서 우위를 점해야 한다.

이날 라인업에는 대대적인 변화가 생겼다. 대표팀은 김도영(3루수)-저마이 존스(좌익수)-이정후(중견수)-안현민(우익수)-문보경(지명타자)-노시환(1루수)-김주원(유격수)-박동원(포수)-신민재(2루수)로 호주 사냥에 나선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307억원의 사나이’ 노시환의 선발 출전이다. 대회 내내 벤치를 지켰던 노시환은 가장 중요한 순간 1루수 글러브를 끼고 WBC 선발 무대에 선다. 전날 연장 승부치기 도중 손가락 통증을 느낀 김혜성을 대신해 신민재가 2루를 지키며 기동력을 보강했다.
마운드 역시 총력전이다. 류 감독은 “어제 등판한 4명의 투수를 제외하고 모든 자원을 쏟아붓겠다”며 “투수들에게는 ‘가장 자신 있는 공’ 하나만 보고 던져달라고 주문했다”고 밝혔다. 선발 손주영을 필두로 벌떼 야구를 가동해 호주 타선을 2실점 이내로 틀어막겠다는 복안이다.

상황은 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 포르투갈전을 앞둔 축구 대표팀의 ‘중꺾마(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를 떠올리게 한다. 류 감독의 출사표 역시 비장했다. 그는 경기 전 미팅에서 선수들에게 “스코어의 압박에 쫓기면 오히려 경기를 그르칠 수 있다. 3시간이라는 충분한 시간이 있으니 각자의 역할에만 충실하자”고 독려했다.
이어 류 감독은 “지금까지 우리가 준비해온 과정들을 되새겨보면 이대로 끝내기엔 너무나 억울하고 분하다”며 “긍정적인 마음으로 임한다면 분명 하늘이 우리에게 기회를 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제 남은 것은 그라운드 위에서 숫자를 현실로 바꾸는 투지뿐이다. 도쿄돔의 차가운 정적이 태극전사들의 승전고로 뒤바뀔 수 있을지, 운명의 3시간이 막을 올린다. duswns0628@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