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 11회말 극적인 끝내기 적시타
5타수 무안타 침묵 씻은 ‘한 방’
이적 후 첫 경기 중압감 토로
강백호 “간절한 마음으로 타석 들어섰다”

[스포츠서울 | 대전= 박연준 기자] ”나 이거 놓치면 진짜 큰일 난다. 무조건 보답해야 한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천재 타자 강백호(28)도 한화의 주황색 유니폼을 입고 처음 선 대전 그라운드에서는 신인처럼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켜야 했다. 5타석 연속 침묵하며 고개를 숙였던 그는, 가장 결정적인 순간 이적 후 첫 안타를 ‘끝내기’로 장식하며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다.
강백호는 28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키움과 2026시즌 개막전에서 연장 11회말 승부에 마침표를 찍는 끝내기 적시타를 터뜨리며 팀의 10-9 대역전승을 이끌었다. 이 승리로 한화는 개막전 키움 상대 3연패 사슬을 끊어내는 동시에, 만원 관중 앞에서 기분 좋은 첫 승을 거뒀다.

경기 후 만난 강백호의 표정에는 기쁨보다 안도감이 더 짙게 배어 있었다. 그는 “마지막 타석에 들어서는데 팬들의 함성 소리가 집중력이 흐트러질 정도로 엄청나게 컸다”라며 “속으로 ‘이거 무조건 쳐야 한다, 놓치면 정말 큰일 난다’고 계속 되뇌었다. 앞선 타석의 부진을 씻고 기다려준 팬들에게 보답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사실 이날 그에게 어느 때보다 중압감이 큰 경기였다. 올시즌을 앞두고 전격 한화 유니폼을 입은 뒤 치른 정규시즌 첫 경기였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하면 신인 때보다 더 떨렸다. 새로운 팀에서 많은 팬분 앞에 선다는 게 생각보다 긴장되더라”며 “앞선 타석들이 너무 아쉬웠는데, 동료들이 끝까지 기회를 만들어준 덕분에 행복한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끝내기 안타가 나오기까지의 과정도 한 편의 드라마였다. 그는 상대 투수 가나쿠보 유토와 10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를 펼쳤다. 그는 “내가 못 끝내더라도 무조건 출루는 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내 뒤에 타격감이 좋은 (채)은성 형이 있었기 때문에 부담을 주기보다 내가 해결해보자는 마음으로 집중력을 쥐어짜 냈다”고 설명했다.
경기 후 단상 인터뷰에 올라 팬들을 만났다. 1만 7000명 한화 팬들의 연호를 받으며 비로소 미소를 지었다. 그는 “신기한 경험이었다. 오늘 목표가 첫 안타를 최대한 빠르게 치는 것이었는데, 그게 끝내기가 되어 정말 다행이다. 이제는 발 뻗고 잠을 잘 수 있을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duswns0628@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