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승리 숨은 공신 심우준
4-7 뒤진 8회말 천금 같은 동점 3점포
이적 동료 강백호 향한 따뜻한 애정까지

[스포츠서울 | 대전=박연준 기자] 승부의 마침표는 강백호(27)가 찍었지만, 그 극적인 연장 혈투를 가능케 한 ‘진짜 각본가’는 유격수 심우준(31)이었다. 패색이 짙던 8회말, 대전 하늘을 가른 그의 한 방이 없었다면 18년 만의 안방 개막전은 한화에 자칫 잔인한 기억으로 남을 뻔했다.
심우준은 28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키움과 개막전에서 벼락같은 동점포를 쏘아 올렸다. 8회말 2사 1, 2루 상황, 상대 배동현의 실투를 걷어 올려 좌측 담장을 넘기는 동점 3점 홈런을 터뜨렸다. 4-7로 끌려가며 1만 7000명 홈 팬의 탄식이 쏟아지던 순간, 경기를 원점으로 돌려놓은 천금 같은 한 방이었다.

경기 후 만난 심우준의 목소리에는 승리의 기쁨과 함께 주전 내야수로서 책임감이 묻어났다. 그는 “정말 힘든 경기였다. 만약 오늘 졌다면 시즌 초반 팀 분위기가 한동안 위축됐을 것”이라며 “수비하면서도 ‘이거 놓치면 안 된다’는 기운을 느꼈는데, 다행히 역전승을 거두며 올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시즌 심우준의 방망이는 예사롭지 않다. 이날 홈런 포함 2안타 3타점 3득점으로 타선을 이끈 그는 한층 정교해진 타격 메커니즘을 뽐냈다. 비결은 ‘선구안’과 ‘자기 스윙’에 있었다. “작년에는 삼진을 안 당하려고 나쁜 공에도 손이 나갔는데, 올해는 나만의 존을 확실히 설정해 놓고 강하게 돌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덕분에 타구 질이 좋아지고 장타가 늘었다”고 분석했다.
함께 한화 유니폼을 입은 ‘KT 시절 동료’ 강백호에 대한 각별한 마음도 전했다. 강백호가 11회말 끝내기를 치기 전까지 5타석 무안타로 침묵할 때, 누구보다 그 마음을 잘 알았던 이가 바로 심우준이다.
그는 “라커룸에 들어가면 (강)백호에게 정말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초반에 안 풀리면 얼마나 힘든지 잘 알기에, 오늘 끝내기 한 방으로 백호가 비로소 편안하게 잠들 수 있을 것 같아 내 기분이 더 좋다”며 환하게 웃었다. duswns0628@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