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팝의 본고장 심장부에 ‘아리랑’의 선율이 가장 높게 울려 퍼졌다. 단순히 정상을 밟은 것을 넘어 차트 전체를 자신들의 이름으로 도배하며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겼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미국 빌보드 차트를 점령하며 대중음악사에 굵직한 획을 그었다. 정규 5집 ‘아리랑’(ARIRANG)의 타이틀곡 ‘SWIM’으로 메인 송 차트 ‘핫 100’ 1위에 등극한 것은 물론, 수록곡 전반이 차트 상위권을 장악하며 범접할 수 없는 ‘황제의 위용’을 과시했다.
31일(현지 시간) 빌보드가 발표한 최신 차트에 따르면 타이틀곡 ‘SWIM’은 ‘핫 100’ 정상으로 직행했다. 놀라운 점은 그 뒤를 이은 수록곡들의 행보다. 가창곡 13곡 모두가 차트인에 성공했으며, 50위권 내에만 무려 7곡이 자리했다.
글로벌 차트에서의 성과는 더욱 경이롭다. 방탄소년단은 ‘글로벌(미국 제외)’ 차트에서 1위부터 13위까지 전 트랙을 줄 세우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테일러 스위프트와 배드 버니가 세운 기존 기록을 단숨에 갈아치운 것으로, 특정 아티스트가 상위권을 통째로 점령한 사례는 빌보드 역사상 방탄소년단이 최초다. 전 세계 리스너들이 이들의 음악을 편식 없이 소비하고 있음을 입증한 대목이다.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 역시 방탄소년단의 차지였다. ‘아리랑’은 주간 64만 1000 앨범 유닛을 기록하며 10여 년 만에 그룹 음반 기준 최다 판매량을 경신했다. 이로써 방탄소년단은 2020년 ‘Life Goes On’ 이후 약 6년 만에 ‘빌보드 200’과 ‘핫 100’ 정상을 동시에 점령하는 드라마를 완성했다.
이러한 화력은 루미네이트 집계 수치로도 증명된다. 타이틀곡 ‘SWIM’은 스트리밍 1억 880만 회를 돌파했으며, 수록곡 9곡이 동시에 글로벌 ‘톱 10’에 진입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아티스트 100’부터 ‘바이닐 앨범’ 차트까지 주요 부문을 싹쓸이한 결과는 방탄소년단이 단순한 아이돌을 넘어 시대의 아이콘으로 우뚝 섰음을 대변한다.
기록적인 성취의 바탕에는 보편적인 정서에 닿고자 했던 음악적 진심이 있다. 방시혁 의장이 전체 프로듀싱을 맡은 이번 음반은 삶의 역경 속에서도 전진을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특히 RM이 작사에 참여한 타이틀곡 ‘SWIM’은 ‘지금의 방탄소년단’이 가진 고뇌와 희망을 가장 솔직하게 투영했다. 성덕대왕신종의 깊은 울림을 담은 인터루드 트랙 ‘No. 29’가 상징하듯, 한국적인 색채와 현대적인 사운드(하이퍼 저지 클럽, 소울 팝 록 등)의 조화는 국경을 넘어 전 세계 리스너들에게 깊은 위로와 용기를 건넸다.
3년 9개월의 기다림을 찬란한 영광으로 바꾼 방탄소년단이다. 이들의 ‘아리랑’은 이제 전 세계인의 마음속에서 멈추지 않는 파도가 되어 계속해서 헤엄쳐 나갈 전망이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