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전주의 봄은 다시 한번 예술의 본질을 묻는다. 거장들의 손길이 닿은 말간 드라마 한 편이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의 시작을 알린다.

티캐스트는 2일, 영화 ‘나의 사적인 예술가’가 오는 4월 29일 개막하는 제27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공식 선정됐다고 밝혔다. 다르덴 형제의 ‘토리와 로키타’, 코고나다의 ‘애프터 양’ 등 세계적인 수작들의 계보를 잇는 발걸음이다.

‘나의 사적인 예술가’는 과거 시인이었으나 현재는 뉴욕 우체국에서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에드가의 삶을 조명한다. 수십 년 전 그가 펴낸 시집에 열광하는 젊은 예술가 지망생들과 마주하며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은, 잊고 지냈던 예술적 영혼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섬세하게 파고든다.

메가폰을 잡은 켄트 존스 감독은 비평지 ‘카이에 뒤 시네마’ 등에서 활동한 전설적인 평론가이자 뉴욕영화제 집행위원장을 역임한 영화계의 거물이다. 특히 마틴 스콜세지가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해 작품의 완성도를 보증했다. 평론가 특유의 예리한 시선이 극영화라는 그릇에 담겨 어떤 미학적 성취를 보여줄지 기대가 모인다.

캐스팅 라인업 역시 화려하다. 할리우드의 전설 윌렘 대포와 ‘패스트 라이브즈’로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그레타 리가 호흡을 맞췄다. 두 배우의 강렬한 연기 앙상블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인물의 내면을 스크린 위에 촘촘하게 수놓는다.

제작진의 면면도 화려하다. ‘메이 디셈버’의 새미 버치가 각본을 쓰고, ‘캐롤’과 ‘패스트 라이브즈’를 제작한 킬러 필름스가 제작을 맡았다. ‘독립영화의 명가’들이 뭉쳐 빚어낸 이 작품은 이미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 초청되며 그 작품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이번 영화제 기간 중에는 켄트 존스 감독이 직접 내한해 기자회견과 관객과의 대화(GV)를 진행할 예정이다.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국내에 처음 공개되는 만큼, 영화를 사랑하는 팬들에게는 감독과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소중한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티캐스트 관계자는 “세계적인 감독과 배우들이 참여한 마스터피스가 전주국제영화제의 문을 열게 되어 뜻깊다”며 “관객들에게 깊은 정서적 울림을 전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전주의 봄바람을 타고 전해질 시인의 이야기는 올해 하반기 정식 개봉을 통해 관객들을 찾아갈 전망이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