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여주=장강훈 기자] 티샷만 하면 감탄사가 쏟아진다. 벌써 ‘제2의 남달라 탄생’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어디까지 성장할지 가늠할 수 없는 ‘괴물’이 등장했다.

주인공은 김서아(14)다. 여자골프 선수다. 꿈은 ‘국가대표’. 로리 매킬로이와 넬레 코다를 좋아하는 아직은 꿈나무다. 반전이 있다. 장타퀸 예약이다. 이미 300야드를 보낸다. 평균 비거리 310야드(약 283m)가 목표다. 국내 톱 랭커들 사이에서도 단연 눈에 띈다.

폭발적인 비거리 덕분에 에임 자체가 다르다. 초청선수 자격으로 출전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국내 개막전에서도 그랬다. 김서아는 2일 경기도 여주 더시에나 벨루토 컨트리클럽(파72·6586야드)에서 열린 KLPGA투어 더시에나 오픈(총상금 10억원) 첫날 이글 1개와 버디 7개, 보기 5개로 4타를 줄였다. 리더보드 상단을 장식했다.

타고났다. 김서아는 “골프를 시작한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멀리 보냈다. 지난해보다 10m가량 비거리가 증가했다. 파5홀에서는 290야드(약 265m) 정도 보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탄성을 자아낸 홀이 있다. 9번홀 티샷이다. 291.2야드(약 266m)나 날았다. 11번홀에서는 290.2야드다. “오늘 드라이버 거리가 긴 편”이라고 자세를 낮췄지만 예사롭지 않다.

경험이 적으니 무모한 도전을 하다 실패하기도 한다. 13번홀(파4)에서는 원온을 시도했다. 334야드로 짧은데, 티잉 그라운드에서 그린 사이에 연못이 있다. 살짝 못미쳐 물에 빠진 탓에 보기를 적었다. 그래도 ‘원온 트라이’ 자체로 기대감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과감하게 도전한 건 믿음 덕분이다. 그는 “지난해보다 정확성이 좋아졌다. 방향성을 확보하니 비거리 증가 훈련량도 늘었다”고 밝혔다. 코어를 중심으로 상하체 훈련을 병행한다. 스쾃이나 바벨, 덤벨도 하고, 무거운 클럽을 강하게 휘두르는 훈련도 잊지 않는다.

성장기 때부터 자신의 힘을 100% 쓰는 훈련은 스윙종목에 특히 중요하다. 국내 야구선수들이 외국선수에 비해 투타 전반에 걸쳐 기량이 떨어져 보이는 것도 트레이닝 방법차라는 분석이 많다. 성적 위주의 훈련법은 성장에 도움이 안된다는 분석이다. 김서아는 ‘힘쓰는 법’부터 시작해 정교함을 가다듬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괴물’은 타고나는 것만으로는 될 수 없다.

아이언 샷도 자신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샷 전체가 안정적”이라고 자평했다. 보완할 점도 있다. 숏게임 거리감이다. 명코치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이시우 코치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 김서아는 “거리 조절이 부족한 것 같다. 랜딩 포인트 위주로 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국가대표를 거쳐 ‘김서아의 길’을 걷는 선수가 되는 게 목표다. 그는 “이번 대회는 20위 이내에 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첫날 성적을 고려하면, 다소 낮은 목표. 설명이 재미있다.

“지난해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을 40위권으로 마쳤다. 두 번째 정규투어 경험”이란다. 우승이니 톱10이니는 중요하지 않다. 성장이 훨씬 중요하다. ‘우승하는 게 노는 것보다 기쁘다’는 가치관을 가졌으니 역설이다. ‘김서아의 길’ 구축에 필요한 내비게이션 조작동기가 확실하다는 의미다. 한국 여자골프계에 또 한 명의 괴물이 탄생했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