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강동현 기자] 사면초가다.

팀의 간판타자는 2군으로 내려갔다. 마무리투수는 5-1로 앞서던 경기를 날려버렸다. 떠난 선수들은 너나없이 훨훨 난다. 새 외인 투수들은 ‘폰와(폰세·와이스)’를 그리워하게 한다.

한화 김경문(68) 감독이 요즘 속이 타들어 간다. 3년 20억 원 계약의 마지막 해인 올해 성과를 내야 하는데 초반부터 팀이 속절없이 삐걱거린다.

지난 시즌 예상을 뛰어넘는 준우승으로 한화 팬의 눈높이가 더 높아졌다. 하지만 김 감독 특유의 믿음·뚝심 야구는 길을 잃고 갈팡질팡하고 있다.

김 감독은 지난 13일 4번 타자 노시환에게 2군행 극약 처방을 내렸다. 지난 시즌 전반기 부진의 늪에 빠졌을 때도 믿음을 거두지 않았는데, 올 시즌 13경기 타율 0.145, 0홈런에 그치자 칼을 빼 들었다. 시즌 전 안긴 11년 307억 원의 초대형 비FA 다년 계약이 머쓱해졌다.

하지만 김 감독 믿음의 야구는 계속됐다. 지난 14일 삼성과의 경기에서 제구가 잡히지 않는 클로저 김서현을 제때 교체하지 않아 다 잡은 5-1 경기가 5-6으로 뒤집혔다. 김서현은 8회 2사 1·2루에서 올라와 사사구 7개를 헌납했다. 안타는 단 한 개 맞았다. 이날 한화 투수들은 사사구 18개를 허용하며 불명예스러운 진기록을 떠안았다.

난 자리는 안다. 지난 시즌 독수리 마운드 허리를 떠받쳤던 핵심 불펜 김범수와 한승혁의 부재가 더욱 커 보였다. 프리에이전트(FA)를 선언하며 KIA로 적을 옮긴 김범수는 1세이브 3홀드에 7경기 무실점 행진 중이다. FA 강백호의 보상선수로 KT에 새 둥지를 튼 한승혁은 평균자책점 2.25, 3홀드로 변함없이 활약하고 있다. 손아섭은 지난 14일 두산으로 트레이드되자마자 2점 홈런으로 화끈한 신고식을 했다.

새로 온 외인 투수들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윌켈 에르난데스는 3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6.00, 1승 1패를 적었다. 오웬 화이트는 한 경기 만에 부상으로 낙마했고, 대체 영입된 잭 쿠싱은 KIA와의 첫 경기에서 3이닝 3실점에 그쳤다. 그나마 아시아 쿼터 왕옌청이 3경기 평균자책점 2.04, 2승으로 제 몫을 한다. 지난 시즌 33승을 합작한 외인 듀오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가 그리워질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한화는 올 시즌 투타 균형이 맞지 않는다. 팀 타율은 0.283로 2위지만, 팀 평균자책점은 6.38로 압도적 최하위다. 팀 평균자책점 1위 LG는 3.67이다.

총체적 위기 속에 한화가 7위로 추락했다. 갓 14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분위기가 심상찮다. 산전수전 다 겪은 김경문 감독이 초반 부진을 씻고 반전을 이뤄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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