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이승록 기자] 11년 만의 ‘서울가요대상’ 복귀임에도 긴장한 기색은 없었다. 오히려 기자에게 “오랜만이네요. 잘 지내셨어요?”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건네는 얼굴에는 베테랑 MC의 여유가 묻어났다.
‘제35회 서울가요대상’이 치러진 지난 20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 K팝 팬들의 함성으로 뜨겁게 달아오른 축제의 중심에는 11년 만에 다시 ‘서울가요대상’ 마이크를 잡은 데뷔 22년 차 베테랑, 슈퍼주니어 이특이 있었다. 그는 왜 자신이 연예계에서 손꼽히는 진행자인지, 나아가 K팝 신의 든든한 선배인지를 온몸으로 증명해냈다.

이날 이특은 ‘서울가요대상’의 중심축이었다. 차분하고 안정적인 진행은 물론이고, 자칫 대본에만 의지하다 딱딱해질 수 있는 시상식 무대에 여유를 불어넣었다. 특유의 재치 있는 입담과 노련한 진행은 과거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 엠넷 ‘너의 목소리가 보여’ 등 수많은 간판 예능을 맡으며 다져온 내공의 결과였다.

무엇보다 빛났던 것은 후배 MC들을 이끄는 리더십이었다. 함께 진행에 나선 제로베이스원 박건욱, 키키 이솔이 긴장하지 않고 본연의 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묵묵히 곁에서 지켜주는 모습은 베테랑 그 자체였다.
이러한 이특의 배려심과 부드러운 카리스마는 본식 전 대기실 인터뷰에서도 고스란히 묻어났다. 11년 만의 귀환에 대해 그는 “어릴 때 강호동, 신동엽, 전현무, 탁재훈 형 같은 대선배님들을 보며 ‘나도 저 형들처럼 할 수 있을까’ 상상했다”며 “MC로서 후배들과 호흡을 맞출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무척 감격스럽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특이 무대 위에서 흔들림 없이 중심을 잡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오랜 시간 길을 닦아온 선배들, 그리고 눈부시게 성장한 후배들의 존재다.
이특은 자신에게 특별히 영감을 준 존재가 누구인지 묻자 “누구 한 명이라기보다는 오랫동안 활동해온 선배들”이라며 “데뷔 초창기에는 ‘무조건 1등을 해야 한다’는 강박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흐트러지지 않고 지속해서 자리를 지키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답했다.
이런 진중한 마음가짐은 이특이 슈퍼주니어를 이끌며 K팝 열풍의 주역으로 살아온 덕분이다. 그는 “2000년대 중후반 당시 ‘한류가 얼마나 갈 것 같냐’는 우려 섞인 질문도 많이 받았는데, 그때마다 ‘더 커질 것’이라고 대답했다”며 “지금 후배들이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는 모습을 보면 정말 자랑스럽다”고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K팝의 성장을 현장에서 주도해온 만큼, 후배들을 향한 마음도 애틋할 수밖에 없다. 그는 이번 ‘서울가요대상’ 무대에 오른 SM엔터테인먼트 후배 하츠투하츠에 대해 “선배로서, 또 부모님이나 선생님 같은 마음으로 ‘저렇게 바쁜데 건강은 괜찮을까’ 걱정이 앞선다”고 털어놨다. 이어 “멤버 에이나의 어머니가 저랑 (김)희철이와 동갑이라 하츠투하츠 멤버들이 유독 딸 같은 느낌이 든다. 무엇보다 건강을 가장 잘 챙겼으면 좋겠다”며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서울가요대상’ 복귀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친 이특은 이제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다. 동갑내기 김희철과 유닛 ‘슈퍼주니어-83z(슈퍼주니어-팔삼즈)’를 결성, 오는 7월 정식 데뷔와 함께 팬콘 투어 ‘1983’을 개최한다.
이특은 “성향이 전혀 안 맞는 두 사람이 뭉쳐서 멤버들도 신기해하고 재미있어한다”며 “데뷔하면 5세대, 아니 5.5세대 신인인가요?”라며 유쾌하게 웃었다.
그러면서 “우리의 음악은 자연스러울 것”이라고 예고하며 “예능 이미지가 강해 마냥 웃기는 음악을 할 거라 생각하시겠지만, 우리가 자라며 들었던 감정적인 깊이를 담아 ‘얘네가 이런 음악을 한다고?’ 싶은 반전을 들려드리겠다”고 자신했다. roku@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