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클럽 통산 5번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바르셀로나(스페인)를 역대 유럽 최고의 클럽자리에 올려놨다. 바르셀로나가 전례가 없었던 유럽 2회 ‘트레블’을 달성한 데는 ‘MSN’으로 불리는 남미 축구강국을 대표하는 삼총사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루이스 수아레스(우루과이·이상 28) 네이마르 다 실바(23·브라질)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바르셀로나는 7일(한국시간) 독일 베를린의 올림피아슈타디온에서 열린 2014~2015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유벤투스(이탈리아)와 경기에서 MSN의 활약 덕에 3-1로 승리하고 우승컵 ‘빅 이어’를 들어올렸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와 코파 델 레이(스페인 국왕컵) 우승에 이어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화룡점정, 시즌 3관왕을 달성했다.
◇뭉치자마자 새 역사, 남미 삼총사 ‘MSN’의 위력
메시가 있던 바르셀로나에 지난 2013~2014 시즌 전 네이마르가 가세했고, 2014 브라질월드컵 이후 수아레스가 입단하며 올 시즌 처음으로 막강 공격조합 ‘MSN’이 완성됐다. 결승전에서도 MSN의 활약상은 빛났다. 수아레스가 후반 23분 결승골을 꽂아넣으며 승부의 추를 기울게 만들었고, 네이마르가 후반 추가시간 골을 보태 우승과 트레블 달성을 자축했다. 메시는 골을 넣지는 못했지만 전반 4분 이반 라키티치의 선제골 시발점이 된 정확한 롱 패스, 수아레스의 리바운드 슛으로 연결된 역습에 이은 기습적인 슛, 네이마르가 골로 마무리 지은 마지막 속공의 시작 등 득점장면 곳곳에 관여했다.
이번 시즌 처음 모인 MSN은 정규리그와 챔피언스리그 등 격전지를 함께 누비며 주거니 받거니 122골을 합작해냈다. 메시가 58골로 입단 후배들의 귀감이 된 가운데 서로의 골을 도운 것만도 60개에 달했다. 개인능력뿐 아니라 협력플레이까지 위력적이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그 덕분에 네이마르는 바르셀로나 입단 첫 시즌의 15골에서 배 이상 늘어난 39골을 넣었고, 수아레스도 징계와 부상 등으로 경기 수가 줄어들었음에도 첫 시즌 25골을 몰아쳤다. 이날 골을 추가한 네이마르는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10골을 기록해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와 함께 대회 최다득점자에 올랐다. 지난 2006~2007시즌 카카가 득점왕에 오른 이후 메시와 호날두가 양분했던 득점경쟁에 균열을 낸 첫 선수가 됐다.
|
◇‘MSN’의 또 다른 강점, 패스 강자 바르셀로나에 압박을 더하다
세 명의 공격수가 가진 장점은 물론 가공할 득점력. 하지만 그들이 모두 공격에만 몰두했다면 팀을 최고의 자리에 올려놓지 못했을 수 있다. 자신들의 공격본능과 골 욕심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적극적인 전방압박으로 팀 플레이까지 신경쓴 덕분에 바르셀로나의 트레블이 힘을 얻을 수 있었다. MSN은 상대 수비수들이 자신의 진영에서 공을 잡아 공격을 전개하려할 때 각도를 좁혀 패스의 방향을 제한하고, 역습의 속도를 늦추는 역할을 했다. 개인 기량뿐 아니라 체력적으로도 잘 준비돼 적지 않은 활동량을 보여줬다. 마치 독일 축구를 보는 듯한 강한 전방 압박은 빠르고 정확한 패스를 갖춘 바르셀로나가 쾌속 역습을 구사하는 바탕이 됐다.
이런 압박의 무서움을 보여준 장면은 전반 44분에 나왔다. 메시가 상대 피를로를 측면으로 몰아세우며 백패스를 유도하자 수아레스가 공을 뒤쫓아 최종수비수 보누치가 골키퍼 부폰에게 패스할 수 밖에 없게 만들었다. 부폰은 압박을 피해 반대편으로 공을 전개하려고 했지만 이번에는 네이마르가 달려들어 부폰의 패스를 도중차단했다. 무인지경의 문전으로 달려들던 수아레스가 네이마르의 크로스를 정확하게 머리에 맞췄다면 곧바로 득점으로 연결될 수 있었다.
◇월드컵 아픔, 트레블 달성으로 풀어버린 ‘MSN’
남미대륙에서 열린 지난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유럽국가들과 안좋은 추억을 쌓았던 남미 삼총사는 그 아쉬움을 이번 트레블로 훌훌 털어냈다. 최고 선수가 되기 위해 월드컵 우승 트로피가 필요했던 메시는 독일에 막혀 준우승에 머물며 눈물을 삼켰다. 당시 독일 대표팀이 우승 자축행사를 하며 아르헨티나를 비하하는 노래와 춤을 선보여 더욱 분했을 법했다. 네이마르는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최고 스타로 주목받았지만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한 독일과 준결승에서 팀이 1-7로 대패하는 모습을 지켜봐야했다. 하지만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전에서 독일 최강 바이에른 뮌헨을 물리친데 이어 독일 땅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보란듯이 우승을 차지했다. 세계축구의 ‘대세’가 독일로 넘어간 것 같았던 최근의 흐름에 제동을 걸며 자존심을 되살렸다.
수아레스는 월드컵 당시 이탈리아와 조별리그 경기에서 상대 수비수 조르지오 키엘리니를 깨물어 4개월 자격정지 등 중징계를 받았다. 바르셀로나 입단식도 제대로 치르지 못한채 비난 속에 이적했던 그는 지난해 10월이 되서야 경기에 나설 수 있었다. 이날 ‘핵이빨’ 사건의 피해자였던 키엘리니가 속한 유벤투스를 상대로 매너없는 플레이를 하지 않고 득점까지 성공해 최악의 문제아 이미지를 떨쳐낼 수 있게 됐다.
이정수기자 polaris@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