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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나는 할 수 있다…,할 수 있다.”
지구 정반대 브라질 리우에서 외치는 한국 청년들의 외침이 신선한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다. 취업과 결혼, 출산까지 포기한 이른 바 ‘N포 세대’ 중심에 서 있는 그들의 메시지라 더욱 특별하다. “할 수 있다”란 독백은 기적 같은 뒤집기 드라마로 계속 연결되고 있다. 승부의 중요한 고비에서 승리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지난 13일(한국시간) 터져 나온 한국의 메달이 모두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강한 정신력에서 비롯됐다. 남자 양궁 구본찬은 이날 열린 양궁 남자 개인전에서 힘든 고비를 수 차례 이겨내며 기어코 금메달을 따냈다. 구본찬은 호주및 미국 선수와 각각 치른 8강과 4강을 모두 세트스코어 5-5 동점으로 마쳐 단 하나의 화살로 승부를 겨루는 슛 오프에 돌입했다. “평소엔 승률 30~40%에 불과하다”던 구본찬이었지만 “할 수 있다. 후회 없이 싸운다”는 주문을 스스로에게 건 뒤엔 달라졌다. 두 판을 내리 이긴 구본찬은 결승에서도 자신감을 잃지 않고 세트스코어 7-3 승리를 거뒀다. 단체전에 이어 개인전까지 석권하며 한국 남자 양궁 선수론 처음으로 올림픽 2관왕이 됐다. 구본찬은 “많이 떨렸지만 계속 ‘할 수 있다’는 혼잣말을 했다. ‘후회 없이 하자’고 한 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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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선수단에 흐르는 “할 수 있다” 바이러스는 사격 김종현에게도 나타났다. 그는 이날 열린 사격 남자 소총 50m 복사에서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사실 소총 복사는 그의 주종목이 아니었으나 예선에서 3위를 차지하며 상승세를 탔고 결승에서도 메달권에 점점 진입했다. 김종현은 결승에서 18발을 쏜 뒤 러시아의 키릴 그리고리안과 187.3점으로 동률을 이뤄 한 발로 최소 2위를 확보하는 슛 오프를 치렀다. 벼랑 끝에서 그는 10.9점 만점을 쏴 그레고리안을 따돌렸고 결국 귀중한 은메달을 따냈다. 김종현의 고백이 특별하다. “동메달이라고 생각했다”는 그는 “펜싱 박상영처럼 ‘할 수 있다’고 외치고 슛 오프에 임했는데 만점이 나왔다”며 웃었다.
지난 10일 펜싱 남자 에페 개인전에서 터진 박상영의 독백 “할 수 있다”는 리우 올림픽 최고의 히트상품이 되고 있다. 10-14로 뒤진 절체 절명의 순간에서 주문을 걸 듯 스스로에게 “할 수 있다”를 외친 뒤 대역전극을 일궈낸 그의 정신력은 텔레파시처럼 다른 종목인 구본찬과 김종현에게도 전달됐다. 고국 한국의 국민들과 청년들에게 짜릿하고 신선한 자극이 되는 것은 물론이다. “할 수 있다” 독백은 텔레비전과 인터넷을 타고 흐르며 한국 사회에 신선한 청량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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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에서의 선전은 한국 사회에 큰 반향을 가져다주며 지친 국민들에 에너지 같은 역할을 곧잘했다.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선 야구대표팀이 9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거머쥐면서 국민들을 하나로 모았고 2010 밴쿠버 올림픽에선 이상화와 모태범 이승훈 등 무명의 스피드스케이팅 3총사가 나란히 금메달을 목에 걸며 그들의 유쾌하고 발랄한 모습이 화제가 됐다. 2012 런던 올림픽 때 축구대표팀이 거둔 동메달 쾌거는 ‘원 팀’이 좋은 리더를 만났을 때 어떤 모습으로 완성되는가를 잘 증명했다. 그들의 스토리는 책으로도 발간되어 많은 이슈가 됐다.
리우 올림픽에선 기성세대들로부터 나약하고 겁 많은 부류로 여겨졌던 젊은 청년들이 오히려 두려움 없고 과감하게 밀고 나가는 도전 정신을 선보이며 기적 시리즈를 연출하고 있다. 화려하고 즐겁지는 않지만 조용하면서 우직하게 마지막 반전을 준비하는 그 모습이 국민들에게 진한 감동을 전달하는 셈이다.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던 청년, 박상영으로 시작된 “할 수 있다”는 스포츠를 넘어 한국 사회에 스며드는 하나의 메시지가 됐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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