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대
배드민턴 국가대표에서 은퇴한 이용대가 11일 충남 당진군 당진체육관에서 열린 제97회 전국체육대회 남자일반부 단체전 8강 경기를 마친 뒤 밝은 표정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당진 | 이정수기자 polaris@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정수기자]한국 배드민턴의 간판스타인 이용대(28)가 팀을 옮길 예정이다. 10년간 몸담았던 삼성전기를 떠나 하태권 감독이 이끄는 요넥스로 이적을 추진중이다.

요넥스코리아 측은 28일 “이용대의 입단을 추진하고 있다. 아직 계약서에 서명한 것은 아니지만 거의 성사단계다. 조만간 계약이 마무리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용대가 병역혜택에 따른 4주간의 군사훈련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군사훈련을 마친 이후 계약완료와 정식 입단식이 이뤄질 전망이다. 지난 2007년 삼성전기에 입단한 이용대는 올해 삼성전기와 계약이 만료됐다. 삼성전기와 재계약이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요넥스와 계약이 계획대로 성사되면 10년 만에 새 팀으로 둥지를 옮기게 된다.

이용대는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 당시 이효정과 함께 나선 혼합복식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국내 팬들에게 본격적으로 알려졌다. 당시 금메달을 따낸 뒤 중계카메라를 향해 윙크를 한 것이 화제가 됐는데 실력에 더해 잘생긴 외모까지 눈길을 끌며 선수 이용대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더불어 배드민턴이라는 종목에 대한 관심도 이끌어냈다. 이후 2012 런던올림픽에서 남자복식 동메달을 따낸 뒤 올 여름 열린 2016 리우올림픽을 끝으로 국가대표팀에서 은퇴하기까지 한국 배드민턴 남자복식의 간판으로 활약해왔다. 리우올림픽에서는 메달을 따내지 못했지만 올림픽 출전이전까지 유연성(수원시청)과 함께 각종 세계대회를 석권하며 세계랭킹 1위를 내주지 않았다.

세계랭킹 1위로 활약해온 시간이 적지 않았던 만큼 이용대의 인지도는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높아졌다. 일본에 본사를 둔 스포츠용품 업체 요넥스가 이용대에게 관심을 가진 이유였다. 지난 2008년까지 오랫동안 대한배드민턴협회를 후원했던 요넥스는 이용대의 활약상과 해외에서의 인기를 잘 알고 있었고, 국가대표팀에서 은퇴를 선언했음에도 글로벌 마켓에 배드민턴과 요넥스를 알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요넥스코리아 측은 “요넥스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 가운데 어린 선수들에게 배드민턴을 보급하고 지도도 해주는 등의 활동을 하는 ‘레전드 비전’ 프로그램이 있다. 해외에서 슈퍼스타인 이용대가 프로그램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요넥스코리아 측은 “국내 최고 수준”이라고만 밝히며 계약금액과 관련해 말을 아꼈지만 배드민턴계에서는 이미 이용대 영입에 파격적인 조건을 내놓은 것으로 입소문이 났다. 한 관계자는 “중국의 린단도 ‘레전드 비전’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는데 상당한 금액을 받고 있다고 들었다. 이용대가 린단 만큼의 평가를 받지 못한다 하더라도 국내 다른 팀이 상상하기 어려운 수준의 금액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배드민턴은 특히 동남아시아에서 인기가 높다. 요넥스 본사는 배드민턴 열기가 높은 지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이용대를 브랜드의 간판 모델로 앞세워 글로벌한 홍보, 마케팅 활동을 펼칠 생각이다. 이용대가 이미 다른 스포츠의류 업체의 모델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요넥스가 국내 무대가 아닌 해외에서의 홍보, 마케팅 활동을 염두에 두고 이용대를 영입하는 것인 만큼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력이 떨어진 상태가 아닌 만큼 팀 전력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용대가 파격적인 조건으로 이적하게 될 경우 배드민턴계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프로화가 진행되지 않은 종목의 특성상 선수들이 자유계약(FA)신분을 얻거나 이적을 통해 몸값을 인상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이용대가 거액의 계약체결 사례를 만들 경우 국내 선수들에게는 국제대회 성적이 단지 메달에 있는 것 뿐이 아니라는 자극제가 됨과 운동을 시작하려는 어린 선수들의 유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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