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또 2루타\' 이승엽, \'노장은 살아있다\'
2017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삼성 이승엽이 8회 우전 2루타를 친 후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2017. 6. 7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은퇴시즌에 달성한 대기록. 충분히 가슴이 뜨거워질만 했다. 그러나 이승엽(41)은 의연했다. 그에게 대기록은 팀원으로서 마땅히 해야할 ‘의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은퇴를 앞두고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는 이승엽이 또 하나의 대기록을 작성했다. 이승엽은 지난 11일 대전 한화전에서 상대 투수 카를로스 비야누에바를 상대로 6회 역전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이날 삼성의 역전승의 시발점이 된 영양가 높은 홈런이었다. 또 이승엽 개인으로는 시즌 10호 홈런이자 KBO리그에서 13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 달성의 순간이었다. KBO리그 역대 4번째 기록으로 이승엽 전에는 장종훈과 양준혁, 박경완만이 갖고 있었다. 1997년부터 시작해 일본 진출 기간을 빼고 국내에서 뛴 15번의 시즌 중 13연속시즌 10개 이상의 홈런을 때려냈다. 연속을 제외하면 1996년(9개)을 뺀 14번의 시즌에서 모두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특히 이승엽이 마흔이 넘은 나이에 그것도 은퇴시즌에 작성한 기록이라는 점이 더욱 놀라움을 안긴다. 그간 KBO리그에서 거포로 이름을 날렸던 선수들은 대부분 은퇴시즌에는 거포라는 타이틀에 걸맞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승엽(453개)에 이어 통산 최다 홈런 2위(351개)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양준혁도 은퇴시즌(2010년)엔 홈런을 1개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박경완, 장종훈(1개), 박재홍(5개) 등 다른 거포 레전드 역시 마찬가지였다. 마흔이 넘은 나이와 은퇴시즌임에도 올시즌 55경기에 중심 타자로 출전해 젊은 선수들 못지 않은 기량을 과시하며 10개의 홈런을 때려낸 이승엽의 기록이 더욱 대단한 이유다.

이승엽은 대기록을 작성한 후에도 늘 그렇듯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지난 11일 대전 한화전을 마친 후 가진 인터뷰에서 대기록 달성에 대해 “타격감이 꾸준해야하는데 유지하기가 어렵다. 13연속시즌 두 자리 수 홈런은 큰 의미 없다. 중심타선에서 그정도는 당연히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남은시즌 더 많이 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은퇴시즌에 작성한 대기록인만큼 더 흥분하고 기뻐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그는 자신의 기록달성보다 팀을 먼저 챙겼다.

프로 23년차를 맞은 이승엽의 야구인생에서 그는 늘 자신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는 이타적인 선수였다.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타율 1할대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던 이승엽이 일본과의 4강전에서 2-2로 맞선 8회 극적인 2점 홈런을 때려내고 경기 후 눈물을 흘린 장면은 그가 얼마나 팀을 생각하는 선수인지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개인보다 팀을 우선시하는 이승엽의 자세는 그가 세운 많은 기록들이 더욱 빛나고 가치있게 만들었다.

철저한 자기 관리로 23년차에 접어든 현재까지 잡음 하나 없이 현역생활을 이어온 이승엽. 많은 현역 선수들의 롤모델인 그가 은퇴를 앞둔 슈퍼스타로서 타의 모범이 될 품격을 보여주며 마지막을 향해 거침없이 질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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