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정기호기자] 고장환부터 '엔조이 커플(개그맨 손민수·임라라)'까지. 최근 방송 프로그램에서 활약한 개그맨들을 심심찮게 유튜브에서 볼 수 있는데요. 이들은 참신한 기획과 함께 자신의 끼를 여과 없이 발산하며 수많은 네티즌에게 웃음을 선사합니다.
약 2년 전부터 유튜브 채널 '싱싱한 싱호'를 운영 중인 KBS 공채 개그맨 박성호(30)는 아이돌 그룹의 춤을 비롯해 다양한 패러디 영상을 제작하는데요. '피카부' 음악에 맞춰 레드벨벳과 함께 춤을 춘 영상은 조회수 116만을 기록하기도 했죠. 유튜브를 통해 인생 2막을 연 그를 지난 2일 서울 당산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Q : 유튜브 채널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박성호 : 휴대전화로 영상을 시청하는 사람이 많은데 시대의 흐름에 뒤처지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공개 코미디를 하는 사람으로서 대단한 자부심이 있지만, 스낵 영상(부담없이 볼 수 있는 짧은 영상)의 파급력을 무시할 순 없죠. 평소 유튜브를 자주 시청했기에 거부감도 없었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유튜브에 큰 물이 들어올 테니 관심을 두고 미리 준비하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웃음).
Q : 채널명을 '싱싱한 싱호'로 정했는데요.
박성호 : 어릴 적 별명인 '싱호'만 사용하기엔 심심한 것 같더라고요. 여기에 이미지와 잘 맞고 항상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활동하고 싶어 '싱싱하다'라는 의미를 더했습니다. 예명으로 활동하는 게 꿈이자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어요. 동명이인 선배가 있어서 개그맨이 되기 전부터 활동명을 준비하기도 했고.
Q : 그렇군요. 유튜브 계정을 개설했을 때 주위의 반응은 어땠나요?
박성호 : 대부분 진심으로 응원하고 걱정해줬지만, 방송 일이 없어서 하는 것 아니냐는 식으로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도 있었죠. 개그나 짤 것이지 왜 그런 쪽으로 눈을 돌리느냐며 외도로 생각하기도 하고. 무대가 아닌 SNS를 통해 웃음을 주는 것뿐, 본질은 같아서 눈을 돌렸다기보다 코미디의 확장으로 보는 게 맞는 것 같아요.

Q : 영상의 소재를 찾는 게 쉽지 않을 텐데요.
박성호 : 일상에서 경험하거나 쉽게 접할 수 있는 것들을 재해석해요. 직업이 개그맨이다 보니 콘텐츠를 기획하는 게 몸에 배서 어렵진 않죠. 아이돌의 춤을 따라 하는 것은 물론 웬만한 작품은 개봉한 지 3일 안에 볼 만큼 영화를 좋아해 1분 요약 영상을 만들죠. 분야를 가리지 않고 좋아하는 건 모두 콘텐츠로 만들 수 있는 게 강점이라고 생각해요.
Q : 뛰어난 춤 실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박성호 : 나이가 스물여덟이 돼서야 춤을 잘 춘다는 얘기를 들었어요(웃음). 전문적으로 배운 적은 없는데, 저만의 느낌으로 힘있고 맛깔나게 추니까 많은 분이 재미있게 받아주시는 것 같더라고요. 공개 코미디를 할 때 몰랐던 재능을 유튜브에서 발견한 거죠.
Q : 웃음과 논란의 경계가 한 끗 차이라 어려움도 많을 듯해요.
박성호 : 호감으로 가면 웃음이 나오고, 경계를 조금만 넘어서도 논란에 휩싸입니다. 자극적인 영상으로 불쾌한 웃음을 주는 걸 좋아하는 네티즌도 있어 선을 지키는 게 쉽지 않죠. 일방적으로 누군가를 괴롭히면 가학적으로 보일 수 있어요. 이땐 상대방이 웃으며 받아준다거나, 세 번째 포인트에서 역으로 공격하는 식으로 보완을 합니다. 저희 사이에서 '에어백'이라고 표현하는데,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경우 댓글로 먼저 자신에게 회초리질을 하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게 중요해서 영상을 제작하기 전 수차례 회의를 하고 있습니다.

Q : 기억에 남는 영상을 꼽는다면.
박성호: 약 2년 전 큰 기대 없이 배우 강동원의 붐바스틱 춤을 췄는데 페이스북에서 300만뷰를 기록했어요. 이를 통해 '스낵 영상'의 매력을 느껴 '길거리에서 음악을 틀면 자동으로 춤을 춘다'라는 콘셉트의 영상을 꾸준히 제작하게 됐죠. 또한, 레드벨벳과 함께 춤을 춘 것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7년간 코미디를 함께 한 친구들과 제작한 영상 덕분에 좋은 기회를 얻었고, '싱호'라는 이름도 널리 알릴 수 있었거든요. 마음 같아선 SM 사옥을 향해 하루 열 번 절이라도 하고 싶어요(웃음).
Q : '보물섬'을 비롯해 조재원, 더블비와 활발한 컬래버레이션이 눈길을 끄는데요.
박성호 : 혼자 하기에 카메라 촬영 등 도움이 필요한데, 같은 학교 출신이고 코미디 분야에 감이 있어서 자주 만나요. 유튜브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계몽한 건 저인데. 대부분 저보다 잘 풀렸죠(웃음). 친구들과 추구하는 콘셉트가 다르고 빨간색으로 염색한 머리 등 외적으로 달라 보이기에 함께 작업한다는 이유로 '싱호'의 색깔을 잃는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Q : 마지막으로 향후 계획에 대해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박성호 : 지난 1일 와우 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맺어 본격적으로 활동할 계획입니다. 소통과 공감을 바탕으로 네티즌에게 건강한 웃음을 제공해 1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채널로 키우고 싶어요. 이 분야에 재미를 붙여 당장은 힘들겠지만, 무대에 대한 갈증을 항상 느끼기에 2년 후 유병재의 스탠드업 코미디쇼 같은 공연을 기획해 관객과 소통하고 싶어요. 앞으로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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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정기호기자 jkh113@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