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논평위원]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서 만나는 상대는 지금 평가전에서 만나는 팀보다 더 강한 상대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주력 수비수의 반복된 실수와 상대 공격수에 쉽게 공간을 내주는 조직적인 방어망이 흔들리는 부분이 절대 습관이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신태용호의 터키 전지훈련 첫 상대인 몰도바(1-0 승)는 약체였다. 그럼에도 우리 수비는 불안한 장면을 자주 보였다. 몰도바보다 더 강한 전력을 갖춘 자메이카전에서 수비의 약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고 볼 수 있다. 양 팀 모두 정예 멤버라고 볼 순 없지만 최소 한국 수비진은 월드컵을 겨냥한 주전급이라는 점에서 반드시 보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물론 자메이카 수비가 비교적 약한 편이어서 우리 공격진이 쉴 새 없이 두드리다보니 상대에 공간을 내준 게 없지 않다. 후반 동점골을 내줬을 때도 우리가 공세를 펼치다가 미드필더와 수비진 간격이 벌어지면서 상대에 한 방을 허용했다. 월드컵에서는 아무래도 지금처럼 공격 중심적인 플레이를 펼칠 순 없다. 2선 요원이 수비와 촘촘하게 간격을 유지할 것이고 측면 공격수도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할 것이다. 그렇다고 공격을 아예 안 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처럼 상대에게 공간을 쉽게 내주는 장면을 없애려면 전방에서부터 더 치열하게 싸워주는 장면이 나와야 한다. 이번 전훈 평가전 2경기에선 그런 모습이 부족했다. 일각에선 과거 김남일처럼 싸움닭같은 스타일의 수비형 미드필더가 필요하다고 얘기한다. 수비진 앞에서 일차저지선 구실을 하는 중요한 역할인데 불행하게 최근 K리그에서도 이런 스타일의 미드필더를 찾기가 어려워졌다. 싸움닭이 없다고 싸움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러시아에선 모두가 싸움닭이 돼야 한다. 지난해 11월 신태용호 반전의 디딤돌이 된 콜롬비아전(2-1 승)을 잊었는가. 당시 최전방 공격수 손흥민서부터 상대 패스 줄기를 끊기 위해 투쟁적으로 맞섰다. 전방 압박이 제대로 들어맞으면서 역습을 통해 손흥민의 두 골을 끌어낼 수 있었다. 이런 축구가 지금 수비 불안을 해소할 단기적인 최선책으로 볼 수 있다.
전방 압박을 통한 효율적인 수비를 통해 공격에서 방점을 찍으려면 가장 중요한 건 체력과 컨디션이다. 그리고 공수 전환 속도로 볼 수 있다. 지난달 동아시안컵만 봐도 우리 선수들의 공수 전환 속도는 꽤 빨랐다. 그러나 이번 전훈 2경기에서는 속도가 현저히 느리다는 것을 느낀다. 아시아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인만큼 시즌을 마치고 쉬다가 동계 전훈기간에 소집됐기에 정상적인 몸 상태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3월 정예멤버가 모이는 유럽 원정 평가전에서는 공수 전환 속도가 더 빨라져야 한다.
논평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