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틀리프
한국 남자농구대표팀 리카르도 라틀리프(왼쪽)가 28일 중국 선전 유니버시아드 센터에서 열린 2018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 월드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조별예선 A조 중국과의 경기에서 슛을 시도하고 있다. 제공 | 대한민국농구협회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허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의 경쟁력이 향상됐다. 귀화한 리카르도 라틀리프(29·한국명 라건아) 덕분이다. 주전급 센터 3명이나 빠진 상황에서도 한국은 중국 원정에서 승수를 쌓았다. 홍콩 원정경기에서도 승리하며 연승을 달렸다.

라틀리프는 지난 1일 홍콩 사우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국제농구연맹(FIBA) 중국농구월드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예선 A조 홍콩전에서 43점 18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맹활약하며 한국의 104-91 승리에 앞장섰다. 라틀리프는 홍콩 골밑에서 겹겹이 둘러싸인 상황에서도 골밑 득점에 성공하는 등 경기를 지배했다. 라틀리프 활약으로 골밑이 안정되니 외곽포까지 터졌다. 이정현이 3점슛 5개 포함 19점을 기록했다.

한국은 홍콩 원정에서 약체로 꼽히던 홍콩의 몸부림에 부딪혔다. 3쿼터 한 때 역전까지 허용했다. 그러나 라틀리프를 중심으로 다시 힘을 내며 승리를 거뒀다. 중국까지 꺾고도 방심으로 일격을 당할뻔 했지만 50점 가까이 넣은 라틀리프의 활약으로 한국은 원정 2연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약체 홍콩전보다 중국전 승리가 더 의미있다. 이번 중국, 홍콩 원정 2연전을 앞두고 대표팀은 큰 고민에 빠졌다. 오세근, 김종규, 이종현 등 대표팀 빅맨 3명이 모두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기 때문이다. 아무리 라틀리프가 있다고 한들 중국 원정에서 고전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라틀리프는 기대 이상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지난달 28일 중국 심천에서 열린 중국과의 예선 5차전에서 25점 11리바운드를 기록했다. 199.2㎝의 라틀리프는 왕저린(214㎝), 유창동(206㎝) 등을 상대로도 주눅들지 않고 골밑에서 활기차게 움직였다. 덕분에 한국은 82-74로 승리했다. 지난해 11월 안방에서 중국에 81-92로 패한 한국은 라틀리프 가세로 중국 원정에서도 승리할 정도로 자신감을 얻었다.

라틀리프의 귀화로 한국의 경기력은 확실히 업그레이드를 이뤘다. 한국 농구를 대표하는 센터 3명의 부재가 오히려 라틀리프의 위력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이번 중국, 홍콩 원정에선 이승현이 궂은일을 하며 라틀리프를 잘 받쳐줬다. 이제 오세근, 김종규, 이종현까지 복귀하면 한국은 아시아 무대에서 정상급 골밑을 구축할 전망이다.

iaspire@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