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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선율기자] 5년간 이어진 반도체 슈퍼사이클(초장기 호황)이 올해 4분기를 기점으로 주춤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업계는 물론 한국 경제에 긴장감이 번지고 있다.
수출주도 한국 경제 구조에서 반도체 산업은 한국 경제를 굳건하게 뒤받쳐온 핵심 산업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산업의 호황을 이끈 주요인은 메모리 시장의 급성장이다. D램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력으로 삼고 있는 제품으로, 9분기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 2분기 공급 과잉이 시작되면서 낸드플래시 가격이 15~20% 하락했음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분야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낼 수 있었던 이유는 D램 호황 덕분이었다.
하지만 업계는 올해 4분기부터 D램 공급량이 늘어나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오는 4분기부터 D램 가격이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신규 생산설비 가동으로 인한 비트그로스(메모리 용량을 1비트 단위로 환산해 계산한 메모리 반도체의 생산량 증가율)가 늘어난 점이 가격 하락을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렇듯 D램익스체인지는 수요보다 공급이 늘어나면서 전체 D램 평균판매단가가 적게는 15%, 많게는 25%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외국계 투자은행 모건스탠리 또한 반도체 공급 증가에 따른 가격 하락이 전망된다는 의견을 내놔 불안감을 더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D램이나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지탱해온 스마트폰이나 각종 서버 수요가 둔화되고 있는 점을 근거로 내세웠다.
하지만 국내 반도체업계는 D램 가격이 내려갈 수 있어도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먼저 D램 수요가 PC, 스마트폰에 국한되지 않고 서버로 다변화되고 있는 흐름을 고려할 때 수요는 꾸준히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메모리 시장이 소비자 PC와 모바일 중심의 B2C 시장에서 B2B 시장인 기업용 서버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 B2B 시장으로 전환되면 수요에 대한 변동성이 줄어 가격 급락의 우려가 적어진다.
특히 현재 D램을 생산하는 기업이 사실상 3곳(삼성,SK하이닉스,마이크론)이기 때문에 전체 생산 가능 물량 예측이 어느정도 가능해졌고, 공급량 조절도 가능하기 때문에 단기간 생산량이 급격하게 늘어날 우려는 높지 않다.
하지만 ‘중국 반도체 굴기’로 인한 위기론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중국은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을 70%로 높인다는 목표로 정부 차원에서 관련 산업에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투자를 독려하고 있다. 또 중국 정부는 약 200조원의 ‘국가반도체산업 투자펀드’를 조성해 반도체 기업들을 육성하고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중국이 독자 개발을 할 수 있는 생산능력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내년부터 미리 우려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시각이 많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D램은 낸드플래시 대비 국내 업체가 확보한 시장이 훨씬 크고 기술 격차도 커 따라잡히기에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올해 하반기부터 중국이 주력으로 생산할 계획인 낸드플래시 또한 한국 업체들은 64단 3D낸드, 72단 3D낸드로 낸드플래시로 초격차를 벌여가는 상황이기 때문에 빨라도 4년 후쯤 돼야 위협이 될만한 수준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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