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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카더라’형태로 나도는 말을 진짜인 것처럼 해서야 되겠습니까.”
26일 울산문수경기장. 제주와 K리그1 30라운드 홈경기를 앞둔 김도훈 울산 감독은 최근 불거진 핵심 미드필더 믹스의 향수병 루머에 발끈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시티에서 임대 이적하며 화제를 뿌린 믹스는 K리그에 이르게 적응하며 울산 전력의 중심으로 거듭났다. 그동안 울산은 전방에 기술이 좋고 빠른 공격진이 많았으나 수비진과 가교 구실을 하며 경기를 풀어줄 플레이메이커가 부재했다. 믹스는 남다른 패스 질과 경기 운영 능력으로 후반기 울산이 2위 경쟁까지 올라서는 데 큰 공헌을 세웠다.
그런 그가 한국행 2개월여 만에 향수병 루머에 휩싸인 건 의외다. 믹스를 둘러싼 이 소문은 축구관련 커뮤니티에서 퍼졌다. 유럽에서만 선수 활동을 하다가 깜짝 이적으로 한국행을 선택한 믹스가 울산 생활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향수병에 시달린다는 얘기다. 더구나 지난 23일 광양전용구장에서 열린 울산과 전남의 경기를 중계방송한 한 축구해설가도 “믹스가 향수병을 앓고 있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하면서 팬들에겐 루머가 사실처럼 받아들여졌다. 이후 울산 팬 커뮤니티엔 믹스가 향수병을 앓고 있다는 것에 대해 여러 견해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은 “처음에 그런 말이 나왔을 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중계방송에서도 해설가가 그렇게 말했다는 얘기를 듣고 황당하면서도 불쾌했다”며 “특히 경고누적으로 전남전에 뛰지 못한 것인데 향수병 때문에 결장했다는 식으로 말한 건 어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믹스는 팀에 잘 녹아들어서 뛰고 있다. 최근엔 연인도 한국에 와서 더 안정적으로 지내는데, 근거 없는 루머가 확산돼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김 감독은 이날 경고누적에서 벗어난 믹스를 선발로 기용했다. 믹스의 예리한 발끝은 변함이 없었다. 초반부터 예리한 볼 배급으로 제주 수비진은 흔들었다. 그리고 팀이 1-1로 맞선 전반 29분 향수병 루머를 한 방에 날리듯 시원한 득점포로 웃었다. 역습 상황에서 김인성이 오른쪽 측면을 빠르게 파고들었다. 김인성이 제주 수비수와 일대일 경합을 할 때 믹스가 재빠르게 문전으로 쇄도했다. 김인성의 왼발 패스를 받은 믹스는 절묘한 퍼스트 터치에 이어 정확한 오른발 슛으로 골문을 갈랐다. 지난달 25일 FC서울과 26라운드에서 K리그 데뷔 골을 넣은 뒤 한달여 만에 터진 시즌 2호 골이다. 믹스는 홈 팬을 향해 어느 때보다 환한 미소로 세리머니했다.
울산 관계자는 “믹스 향수병 루머에 구단 사람들도 많이 황당해했다. 믹스 뿐 아니라 주니오도 자녀 2명과 함께 울산 생활에 너무나 만족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우스갯소리지만 우리 팀 외국인 선수들은 경기도 많이 뛰고 돈도 잘 벌고 있어서 향수병을 앓을 틈도 없을 것”이라며 “벤치에 앉거나 팀이 계속 지면 그럴만도 한데 현재 그렇지 않다”며 루머에 일침을 가했다.
울산은 이날 전반에만 주니오~믹스~김승준의 릴레이포가 터지면서 제주에 3-2 신승했다. 14승9무7패(승점51)로 3위를 유지한 울산은 같은 날 대구와 비긴 2위 경남FC(승점 54)를 승점 3 차이로 추격하면서 2위 경쟁을 이어갔다. 반면 제주는 15경기 연속 무승(8무7패) 부진에 허덕이면서 승점 35(8승11무11패)로 8위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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