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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5위 우루과이 사냥에 성공한 ‘벤투호’가 다음 상대인 파나마전(16일·천안)을 앞두고 ‘속도 증강’에 나섰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파나마전을 이틀 앞둔 14일 파주NFC에서 훈련을 재개했다. 전날 오픈 트레이닝데이를 연 벤투 감독은 선수 전원 하루 ‘특박’ 선물을 했다. 이날 오후 재소집해 파나마전을 대비한 본격적인 전술 훈련에 들어갔다. 골키퍼 김승규를 제외하고 우루과이전에 선발 출전한 황의조, 손흥민, 기성용, 김영권, 장현수 등 10명의 필드 플레이어는 초반 빌드업 패턴 훈련에만 참여한 뒤 별도로 코어 훈련으로 마무리하고 40분 만에 훈련에서 빠졌다. 필리페 코엘류 코치 등이 나머지 14명을 이끌었는데 청룡구장 반코트를 활용해 양쪽에 골대를 둔 뒤 역습 상황을 가정한 패턴 훈련을 반복했다. 조현우, 김승규, 김진현이 번갈아 가며 양쪽 골문을 지킨 가운데 각 포지션 구역별로 황인범-이진현, 문선민-김문환, 이진현-김승대, 박주호-이승우, 정승현-김민재-박지수 등이 짝을 이뤘다. A, B 그룹으로 나눠 역습 상황에서 빠르게 공을 주고받은 뒤 슛 마무리까지 쉴 새 없이 이어갔다. 이전 훈련까지 후방 빌드업 위주로 땀을 흘렸다면 이날은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공격으로 올라섰을 때 상대 수비가 자리잡기 전 빠른 템포로 마무리하는 과정을 익혔다. 문선민, 이승우 등 발 빠른 공격수의 침투 뿐 아니라 수비수 박지수가 한 차례 시원한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골문을 갈랐을 땐 박수가 터져나왔다.
한국은 지난 러시아 월드컵 주력으로 뛴 정예 멤버가 나선 우루과이를 상대로 준비한 빌드업 축구를 일정 수준 펼쳐 보였다. 기술이 좋은 상대 압박과 촘촘한 수비에 어려움도 겪었으나 후방에서부터 템포를 조율하면서 상대 허를 찌르는 데 성공했다. 손흥민의 페널티킥 실축을 만회하는 황의조의 리바운드 슛이나, 후반 코너킥에서 정우영이 쇄도해 결승골을 넣은 장면이 증명하듯 집중력도 상대보다 나았다. 우루과이전에서는 안정을 도모하며 조심스럽게 빌드업을 구사했다면 FIFA랭킹 70위로 한국보다 한 수 아래인 파나마전에서는 지배하는 축구를 보여야 한다. 지난 12일 파나마는 일본 원정에서 0-3으로 완패했는데 기동력에서 크게 밀리는 모습이었다. 벤투 감독은 상대 전력을 고려해 기존 빌드업에 속도를 더 입히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코치들은 일부 선수가 공을 잡고 머뭇거릴 때 “한 번에 (패스가) 바로 나가야 해!”라고 외치기도 했다. 1차 목표인 내년 1월 아시안컵에서 호성적을 내기 위해서라도 파나마 수준의 팀을 상대했을 때 확실한 모범 답안을 그려야 한다.
벤투 감독은 이날 장현수, 기성용, 손흥민 등 공수 핵심 자원을 별도로 불러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벤투호’는 15일 천안으로 이동해 파나마전에 대비한 최종 담금질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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