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손흥민, 무패 행진은 계속! [포토]
손흥민 등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16일 천안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파나마와의 경기를 마친 뒤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천안|스포츠서울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손흥민(토트넘)이 없는 11월. 축구국가대표 ‘벤투호’는 3개월 앞으로 다가온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실전 리허설에 들어간다.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5위인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와 북중미 다크호스 파나마와 2연전을 통해 한층 색깔을 확고히 한 ‘벤투호’는 내달 출범 후 처음으로 원정 2연전(호주)에 나선다. 한국은 내달 17일 호주 브리즈번에서 홈 팀 호주와, 20일 우즈베키스탄과 격돌한다. 한국 사령탑 부임 이후 안방에서만 4차례 A매치를 치른 파울루 벤투 감독은 다른 환경의 그라운드에서 자신이 추구하는 공격 지향적인 축구를 펼쳐야 한다.

예정대로 ‘캡틴’이자 핵심 공격수인 손흥민은 호주행 비행기에 오르지 않는다. 지난 여름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에 이어 FIFA 주관 대회가 아닌 아시안게임에도 차출된 손흥민은 대한축구협회와 토트넘 합의에 따라 11월 A매치엔 불참한다. 더불어 내년 1월 아랍에리미트(UAE) 아시안컵에서도 조별리그 1~2차전이 끝난 뒤 합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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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가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의 친선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 ‘캡틴 손’ 없는 벤투 축구, 대체자는 누구

11월 A매치 2연전은 벤투호의 1차 관문인 아시안컵 본선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치르는 공식 평가전이다. 벤투 감독은 한국의 지휘봉을 잡은 뒤 여러 자원을 기용해 다양한 실험을 하기보다 아시안컵을 겨냥해 일찌감치 베스트11의 윤곽을 잡는데 주력했다. 자신이 그리는 속도를 지닌 빌드업 축구를 단기간에 완성하기 위한 방책이었다.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주력 요원들이 중심을 잡은 가운데 그가 눈여겨본 K리거 일부가 수혈됐을 뿐이다. 중심엔 지난 월드컵을 기점으로 주장 완장을 단 손흥민이 있었다. 벤투 감독은 훈련 과정에서부터 손흥민과 줄기차게 소통하면서 팀 색깔을 만들고자 했다. 대표팀, 더 나아가 한국 축구에 미치는 손흥민의 존재감은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다. 그래서 11월 원정 2연전에서는 그의 빈자리를 누가 메울지에 더 관심이 쏠린다.

손흥민은 벤투호에서 주포지션인 왼쪽 측면 날개 붙박이로 뛰고 있다. 지난 월드컵까지는 날개와 최전방을 병행했는데 최근 황의조(감바 오사카)와 석현준(랭스) 등 원톱 자원이 오름세를 타면서 측면에서 힘을 내고 있다. 벤투 감독은 지난 1~2기에서 측면 자원으로 손흥민을 비롯해 황희찬(함부르크), 이승우(베로나), 문선민(인천)을 동일하게 선발했다. 조직력 다지기에 주력하는 벤투 감독인만큼 11월 3기 명단에도 손흥민 외에 나머지 측면 자원이 그대로 합류할 가능성이 크다. 황희찬이 오른쪽 주전으로 발돋움했다고 보면 문선민과 이승우가 대체자로 유력하다. 문선민은 좌, 우 어디에서나 제 구실을 하는 자원으로 벤투 감독이 후반 조커로 즐겨 투입하고 있다. 소속팀에서도 주전으로 뛰면서 경기 감각이 좋다. 상대적으로 이승우는 베로나에서 출전 시간이 적을 뿐 아니라 대표팀에서도 중용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벤투 감독의 데뷔전이었던 지난달 코스타리카전에서 후반 손흥민과 바통 터치한 적이 있다. 그동안 벤투호에서 기회가 충분히 주어지지 않은 만큼 11월엔 손흥민의 대체자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이밖에 독일 2부에서 부활을 노리는 이청용(보훔)과 벤투호 예비 명단에 포함됐던 이승기(전북), 김민우(상주) 등 K리거 측면 자원도 손흥민 공백 속에서 기회를 잡을지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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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국가와 2연전 통해 ‘아시안컵 리허설’

두 달간 주력 선수와 4경기를 치르면서 벤투 감독은 자신이 생각하는 축구 철학을 어느 정도 공유한 상태다. 칠레나 우루과이처럼 수준급 팀을 상대하면서 좋은 결과를 통해 내실을 다진 것도 의미가 있다. 다만 아시안컵에서 더욱 경쟁력을 발휘하려면 새로운 전력원을 발굴하고 플랜B도 수립해야 한다. 벤투 감독에겐 11월이 마지막 기회나 다름이 없다. 잠재력을 지닌 자원의 과감한 발탁과 더불어 모험적인 전술 운용도 시도해 볼 만하다. 아시안컵 직전 이만한 실전 리허설도 없다. 호주와 우즈베키스탄 모두 본선 무대에서 만날 수 있는 상대다. 호주는 3년 전 대회 결승에서 만나 연장 접전 끝에 1-2로 패한 아픔이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8강에서 역시 연장 대결을 벌여 손흥민의 멀티골로 2-0 승리했다.

호주는 한국과 더불어 아시아의 확실한 강자이며 우즈베키스탄은 아시안게임에서 증명했듯 아시아 톱 클래스의 재능을 갖춘 선수들이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다. 이번 2연전은 아시안컵의 수준을 엿볼 수 기회다. 손흥민 없이 처러야 할 아시안컵 초반 2경기를 염두에 두고 그가 없을 때 상대를 압도하고 이기는 방법, 다른 주력 선수들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방법 등을 찾아야 한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