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박준범기자]한국기원이 김성룡(42) 전 9단의 성폭행 의혹을 제기한 헝가리 출신 코세기 디아나 기사에게 2차 가해성 질문을 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23일 경향신문은 "한국기원이 김성룡 전 9단의 성폭력 의혹 사건을 조사하면서 피해자(코세기 디아나)에게 2차 가해성 질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해당 매체에 따르면 한국기원의 성폭행 관련 윤리위원회(이하 윤리위) 조사·확인 보고서와 질의서에는에는 윤리위가 디아나 기사에게 건넨 질문이 담겨있다. 윤리위는 "김 전 9단이 진술인과 노래방에서 춤을 추며 호감을 갖게 됐다는데 그런 사실이 있느냐"고 물었다.
또 "진술인과 친구가 김 전 9단과 다음날 바닷가에 가기로 했다면, 진술인은 이미 숙박을 예정한 것이 아닌가", "찜찜한 마음으로 김 전 9단의 집을 방문했는데, 친구가 오지 않는다고 했음에도 왜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는가" 등 2차 가해성 질문이 이어졌다.
윤리위는 또 사건 당시 디아나 기사의 의상도 지적했다. 이들은 "청바지는 본인의 의사에 반해 벗기가 쉽지 않은 옷으로 디아나가 청바지를 입고 있었고 탈의에 협조했다는 김성룡 측 진술이 사실일 경우 준강간이 성립하기 어렵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디아나 기사는 한국기원의 질의서와 보고서가 김 전 9단에 유리하게 작성됐다며 가해자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보고서 재작성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디아나 기사는 지난 4월 자신이 김성룡 전 9단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2009년 6월 김 9단의 집에 초대받아 술을 마셨고, 자고 일어나보니 옷이 모두 벗겨져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김 전 9단은 지난 7월 한국기원에서 제명됐다.
사진ㅣ한국기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