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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2018 평창 올림픽 뒤 첫 시즌을 맞이하고 있는 한국 빙상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피겨는 연일 낭보를 전하며 세계 수준에 바짝 다가선 반면, 쇼트트랙은 시즌 첫 월드컵에서 ‘노 골드’ 수모를 당하며 4년 뒤 베이징 올림픽이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 차준환, 시니어 그랑프리 2연속 동메달남자 피겨 간판 차준환이 2018~201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시니어 그랑프리에서 두 대회 연속 동메달을 따냈다. 차준환은 4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막을 내린 ISU 그랑프리 3차 대회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80.37점, 예술점수(81.30점), 감점 1을 합쳐 160.37점을 얻었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82.82점을 받았던 차준환은 총점 243.19점으로 올림픽 2연패를 일궈낸 하뉴 유즈루(일본·297.12점), 체코의 간판 미칼 브레지나(257.98점)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지난 달 그랑프리 2차 대회에서 한국 남자 선수로는 역대 첫 시니어 그랑프리 동메달을 따냈던 차준환은 두 대회 연속 메달 획득의 기쁨을 맛봤다. 이번 대회엔 평창 올림픽 4위 진보양(중국), 8위 미카일 콜라다(러시아)도 참가했는데 당시 15위였던 차준환은 두 경쟁자를 제치면서 시상대에 올라 의미를 더했다.
차준환은 프리스케이팅 연기에서 고난도 4회전 점프를 한 차례 성공하고, 한 번은 넘어지는 등 점프 실수가 있어 지난 9월22일 캐나다 오크빌에서 열린 가을 클래식 때 기록된 자신의 최고점수 259.78점엔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 출전한 국제대회에서 은메달과 동메달을 각각 두 번씩 거머쥐면서 얕볼 수 없는 남자 피겨 다크호스임을 알리고 있다. 한국 피겨는 여자 싱글 김예림이 김연아에 이어 두 번째로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출전권을 얻은 것에 이어 차준환까지 승승장구하며 베이징 올림픽 메달 희망을 점점 밝히고 있다.
◇ 최민정-심석희 동반 부진…쇼트트랙 ‘노 골드’ 수모그러나 평창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를 거머쥐었던 쇼트트랙은 이번 시즌 첫 월드컵에서 금메달 11개 중 하나도 수확하지 못하는 졸전을 펼쳤다. 쇼트트랙 대표팀은 5일 캐나다 캘거리에서 끝난 2018~2019 쇼트트랙 월드컵 1차 대회에서 은4, 동2에 그치고 말았다. 선수들이 4년 뒤 베이징 올림픽을 겨냥해 새출발하는 기간이고, 다른 나라들의 실력이 쑥쑥 성장해 고전은 예상됐으나 ‘노 골드’는 의외라는 평가가 많다. 지난 4일 이준서와 김건우가 각각 남자 1500m와 남자 500m(1차)에서 은메달과 동메달을 하나씩 따낸 것으로 만족해야 했던 한국 쇼트트랙은 대회 마지막 날까지도 전체적으로 부진했다. 5일 열린 7개 종목 결승 중 개인전에선 박지원이 남자 1000m에서 헝가리의 리우 샤오앙에 이어 은메달을 차지한 것이 유일한 입상이었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돼 이번 대회에서도 실시된 혼성계주 2000m에선 최민정, 김예진, 이준서, 박지원이 한 팀을 이뤄 중국, 네덜란드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남자 5000m 계주와 여자 3000m 계주에선 헝가리와 러시아에 각각 뒤져 나란히 은메달을 따냈다.
특히 지난 4~5년간 여자 쇼트트랙을 휩쓸었던 ‘원투펀치’ 최민정과 심석희의 동반 부진이 아쉽다. 심석희는 이틀 연속 500m에 출전해 모두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최민정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던 1500m에서 5위에 그친 가운데 500m 2차 레이스에선 중도 탈락했다. 그러나 둘 다 취약종목인 500m에 나서는 등 아직은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과정에 있다는 견해도 있어 오는 10일부터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리는 2차 대회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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