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조윤형기자]래퍼 도끼가 어머니의 사기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전한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다. "내 한 달 밥값밖에 안 되는 돈"이라는 다분히 조롱 섞인 발언이 문제가 됐다. 20년 전 피해자에게는 결코 작지 않았을 돈이며, 현재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소시민들에게도 1000만 원은 밥값으로 폄하될 수 있는 금액이 아니기 때문이다.


26일 한 매체는 도끼 어머니가 과거 IMF 외환위기 이후 부산 해운대 인근에서 대형 레스토랑을 운영하던 A 씨에게 1000여만 원을 빌렸고 지금까지 연락이 닿지 않은 채 잠적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A 씨는 도끼 어머니가 돈을 갚질 않자 대구 남부경찰서에 사기 혐의로 형사 고소했지만, 선이자로 50만 원씩 두 번 받았기 때문에 '돈을 갚지 않을 의도가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기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답변을 얻었다.


이후 민사소송을 진행했고, 대구지방법원은 김 씨에게 1155만 4500원을 일정 기간에 걸쳐 갚으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A 씨는 법원으로부터 승소 판결을 얻어낸 것과 별개로 김 씨에게 돈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해당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돈을 빌려준 뒤 우리 가족은 단칸방에서 힘들게 살았다. TV에서 (도끼가)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지난 일이 떠오르면서 마음이 쓰렸다"며 "우리 말고도 피해자가 더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곧바로 해명이 이어졌다. 도끼가 부모에게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인스타 라이브 방송으로 직접 입을 연 것. 그는 "나는 몰랐던 사실이기에 그분들과 직접 통화할 수 없다. 걱정하는 팬들, 오해하는 기자분들께 말하겠다"며 운을 뗐다.


이어 "저희는 잠적한 적도, 도망간 적도 없고 항상 여기 있다. '마이크로닷 사건' 때문에 같은 그룹이었다는 이유로 저랑 엮는 것 같은데 그 돈을 사용하며 금수저로 살아간 적도 없다"며 "불만 있으면 여기 오라고 해라. 1000만 원으로 우리 인생이 바뀌겠나"라고 덧붙였다.


도끼는 "당시 엄마가 망한 레스토랑 때문에 무언가를 해결해야 해서 500만 원, 500만 원을 빌리셨다고 한다"며 "내 한 달 밥값밖에 안 되는 돈인데 잠적한다고 우리 인생이 달라졌겠나. 저희는 잘못한 것이 하나도 없다"고 밝혔다. 옆에 함께한 도끼의 어머니 역시 2003년에 종결된 사건이라며 자신의 위치에서 책임을 다했다고 반박했다.


같은 날 도끼의 소속사 일리네어 레코즈 측은 "도끼 형 고르도가 '당시 어머니는 파산 판결을 받았고 상대가 공탁금을 받은 상태라 민형사상 책임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도끼의 개인 라이브 방송에 관해서는 "추가로 할 말이 없다. 도끼의 해명이 우리가 알고 있는 전부다"라며 지지하는 입장을 보였다.


회피 대신 정면 승부를 펼쳤으나 결과적으로는 좋지 못했다. 솔직했다는 의견도 존재했으나 다수의 네티즌은 "생각이 짧다", "말을 그렇게밖에 못하나", "어찌 됐건 돈을 빌린 것은 사실인데 적반하장의 태도다"라며 도끼와 어머니의 태도를 꼬집었다. 무엇보다 누군가에게는 큰 의미일 수 있는 1000만 원을 '고작 한 달 밥값'으로 표현해 상대를 향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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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