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조윤형기자]'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현빈이 증강현실(AR)이라는 배경 속에서 눈부신 연기력을 선보였다.


2일 오후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서는 스페인 그라나다 '보니따 호텔' 주인장 정희주(박신혜 분)와 가까워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유진우(현빈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유진우는 미성년자 정세주(찬열 분)와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선 친누나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거침없는 독설로 정희주의 눈물까지 흘리게 했던 그는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허름하고 낡은 '보니따 호스텔' 주인 정희주가 그토록 찾던 정세주의 누나였던 것.


다정한 말투와 유머러스한 농담을 무기로 황급히 태세 전환에 나섰다. 유진우는 정희주에게 "설마 내가 성질 부려서 지금 우는 것이냐"며 "그럴 리 없다. 그러면 (내가) 진짜 나쁜 사람이다"라고 다독였다. 그러나 정희주는 갑자기 태도를 바꾼 그에게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유진우는 정세주와의 계약을 독점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계획을 세웠다. 정희주가 준비한 아침 식사에 참석하며 답지 않게 너스레를 떨었다. 못마땅한 표정으로 일관하던 정희주는 오영심(김용림 분)에게 "세주의 휴대 전화가 깨졌다더라. 어제 연락받았는데 오늘 오후 8시에 온다고 했다"고 전했고, 원하는 정보를 얻은 유진우는 황급히 자리를 떴다. 하지만 정세주는 예정된 장소에 나타나지 않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희주의 미움을 사게 됐다. 정희주는 그간의 울분을 쏟아내듯 유진우에게 호텔 체크아웃을 요구하며 쉴 틈 없이 쏘아붙였다. 거듭된 사과에도 분노가 풀리지 않는 듯 했다. 이에 게임 계약 성사가 쉽지 않으리라고 생각한 유진우는 한숨을 내쉬었다.


정세주는 여전히 행방불명 상태였고, 일은 꼬여갔다. 오랜만에 전 부인을 만난 유진우는 이상한 기운을 감지하고 증강현실 게임에 접속했다. 게임 속에는 정세주가 게임을 팔기 위해 그보다 먼저 접촉했던 차형석(박훈 분) 대표가 있었다. 가장 강력한 라이벌을 본 그는 격노하며 끓어오르는 화를 억눌렀다.


'가장 고통스러운 패배는 내 아내를 뺏긴 것'이라고 독백하던 유진우는 살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검까지 뺀 두 사람은 결투를 벌이는 듯했으나, 유진우가 먼저 게임 종료하며 상황을 마무리했다.


이 과정에서 섬세하게 CG로 구현된 화면은 드라마가 전개되는 내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배우로서 다소 몰입하기 힘든 현장임에도 불구하고, 현빈은 상황에 따른 탁월한 연기력으로 안방극장을 매료시켰다. 폭발적이면서도 흡인력 있는 연기가 단연 돋보인 대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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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tvN 방송화면 캡처